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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당국에 ‘내부통제’ 개입 말라는 금융협회들 뻔뻔하다

등록 2021-09-07 18:11수정 2021-09-08 02:33

국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이 2019년 10월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이 상품을 판매한 금융회사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로 큰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이 2019년 10월1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이 상품을 판매한 금융회사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은행연합회와 금융투자협회 등 금융권 6개 협회가 금융당국과 국회에 금융회사 내부통제 개선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6일 발표했다. 내부통제는 금융회사 자율로 할 테니 금융당국은 직접 개입 대신 개선 방향 제시 등 환경 조성에 그치라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의 행태에 비춰볼 때 고양이에게 생선 가게를 맡기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단기적인 영업 성과에 눈이 먼 금융회사 경영진이 내부통제 장치를 무력화해 파생결합펀드(DLF)와 사모펀드 사태를 초래해 소비자들에게 무려 7조원대의 손실을 안겼으면서도 금융권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아 유감스럽다.

금융권 6개 협회는 건의문에서 금융회사는 내부통제에 대한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결함 발견 시 이사회가 중심이 돼 임직원 징계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당국에는 “내부통제가 금융회사의 자율규제인 점을 감안해 제재 중심의 현행 감독 방식이 아닌, 개선 방향 제시 등 원칙 중심으로 감독하고 내부통제를 유인하는 규제 환경을 조성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로 인한 감독 약화는 협회의 자율규제 기능 강화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국회에는 경영진 제재 사유를 내부통제 관리 의무 위반으로 인한 ‘다수 피해’와 ‘시장질서 저해’ 등이 발생한 경우에 한정하도록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을 개정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들이 제시한 이사회 역할 강화는 20여년 전부터 추진했으나 지금까지도 거의 진척이 없다.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내·사외 이사들을 금융지주 회장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들로 채우는 탓에 ‘거수기’를 넘어 사실상 회장의 ‘방패막이’로 전락한 게 현실이다. 내부통제 감시를 금융회사 자율에만 맡길 수 없는 이유다. 이런 후진적 지배구조가 바뀌기 전까지는 외부의 감시와 견제가 불가피하다.

오히려 현행 금융사지배구조법의 내부통제 관련 조항은 좀더 촘촘하게 정비될 필요가 있다. 현행법은 내부통제 기준의 ‘마련 의무’ 위반에 대해서만 경영진 제재 조항이 적시돼 있고,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에 대한 제재는 법조문에 명시돼 있지 않다. 행정법원이 최근 디엘에프 소송에서 우리은행의 상품 선정·판매 과정에서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음에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손을 들어준 이유다. 금융위원회와 국회는 경영진 제재 조항을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조속히 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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