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 11시부터 포털 노출이 중단된 연합뉴스 기사
<연합뉴스> 기사가 8일 오전 11시부터 32일간 네이버·다음 포털에서 사라진다. 포털의 언론사 제휴 및 퇴출을 심의하는 ‘뉴스 제휴 평가위원회’(평가위원회)는 연합뉴스가 편집국 밖 홍보사업팀에서 기업들로부터 돈을 받고 만든 ‘보도자료’ 콘텐츠를 ‘뉴스’ 콘텐츠인 것처럼 포털에 전송했다는 이유로 이런 중징계를 의결했다.
기사 형식을 빌린 광고인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 자체는 광고의 한 형태로 인정받는다. 다만 독자들이 혼동하지 않도록 ‘광고’ 표기를 분명히 해야 한다. 포털은 이런 기사형 광고는 ‘보도자료’ 항목으로 묶고, 일반기사는 ‘뉴스’ 항목으로 분류한다. 그런데 연합뉴스는 올해 3월부터 4개월 동안 ‘기사형 광고’ 649건을 포털의 ‘뉴스’ 항목으로 전송했다.
연합뉴스 홍보사업팀 문건을 보면, ‘취재나 보도 영역과는 차별화’ 등이라고 표기해 자신들이 보내는 ‘기사형 광고’가 ‘뉴스’가 아니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 ‘뉴스’로 전송한 것이다. 돈 때문이다. ‘보도자료’가 아닌 ‘뉴스’ 항목으로 전송되어야 노출이 더 많이 된다. 또 이용자들도 기사로 오인해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어 광고주가 더 선호한다. 명백하게 독자(이용자)들을 속이는 행위다. ‘기사 위장 광고’인 셈이다.
국가 기간 뉴스통신사로 지정된 연합뉴스는 매해 300억원가량의 구독료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공영 언론사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에 대한 부담이 적은 만큼 언론의 공공성에 더욱 무게를 둬야 하는데도 독자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다. 이렇게 해서까지 연합뉴스가 올린 매출이 연간 2억원대라고 하니 민망할 지경이다.
형식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미 ‘기사’와 ‘광고’의 경계가 모호한 콘텐츠들이 언론사 누리집 등에 넘쳐난다. 그동안 이를 방치해온 포털도 공동책임이 있다. 연합뉴스는 평가위원회에 제출한 설명자료에서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 평가위원회도 언론사들이 이런 보도를 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해묵은 일로, 한국 언론에서 관행처럼 돼버렸다. 지난 10년간 전수조사를 한 적이 없는 등 의미 있는 경고 조치도 없었다”고 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으나, 우리 언론의 현주소를 뼈아프게 돌아보게 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언론사는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 우리 언론의 신뢰가 떨어진 이유를 돌아보며, 연합뉴스의 이번 중징계를 언론계 전체가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연합뉴스> 사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