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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고통의 형평성’ 호소한 자영업자들 심야 차량시위

등록 2021-09-09 18:46수정 2021-09-10 02:35

9일 이른 새벽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정책의 폐지를 요구하는 자영업자들의 차량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이른 새벽 서울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정책의 폐지를 요구하는 자영업자들의 차량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들이 8일 서울 등 전국 9개 도시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의 폐지를 요구하는 심야 차량시위를 벌였다. 자영업자들의 차량시위는 7월과 8월에 이어 세번째다. 시위를 이끈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에 서울에서만 3천대가 넘는 차량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앞선 시위 때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 늘어난 규모다. 수도권 4단계를 비롯해 전국에서 강도 높은 거리두기가 두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의 피해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안타까워하고만 있을 때가 지났다.

자영업자들로서는 ‘위드 코로나’(코로나와의 공존)로의 전환만큼 시급한 것도 없다. 차량시위에서도 정부가 코로나 방역을 영업제한에만 의존해왔다고 비판하며 즉각적인 방역체제 전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로 바로 가기에는 지금 상황이 엄중한 것 또한 사실이다. 9일 0시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2천명을 넘어섰다. 주 중반을 넘어서면 일시적으로 줄어들던 흐름마저 벗어났다. 이틀 연속 2천명을 넘어선 전례도 한번밖에 없다. 수도권 이동량이 다시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거리두기를 완화하면 이동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기 위한 조건과 더 멀어질 수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다시 확진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면서, 규제를 다시 강화할 거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위드 코로나’로 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코로나에 대한 대응은 의료적 방역보다 훨씬 넓어야 한다. ‘고통의 형평성’을 높여야 한다. 자영업자에게만 계속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번 차량시위에서 자영업자들은 “코로나가 자영업자 탓이냐, 이제 더 이상 살 수 없다”고 절규했다. 결코 과장된 주장이 아니다. 우리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손실보상 예산(4.5%)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6.3%)에 훨씬 못 미친다. 적극적인 재정 투입을 통한 충분한 손실보상이야말로 ‘고통의 형평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방역당국의 목표대로 11월에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이뤄지더라도, 자영업자들의 누적된 피해가 금세 회복되기는 어렵다. 이번 차량시위 현장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원희룡, 최재형, 황교안 대선 예비후보 등이 나와 정부 정책을 비판했다. 국회 예산 심사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강력히 낸다면 자영업자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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