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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SNS 여론 조작’에 경종 울린 페이스북 내부고발자

등록 2021-10-05 18:21수정 2021-10-05 19:18

페이스북 전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건이 3일(현지시각) <CBS> 방송의 ‘60분’에 출연해 페이스북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짜뉴스 등의 확산을 방치했다고 고발하고 있다. <CBS> 방송 화면 캡처
페이스북 전 직원인 프랜시스 하우건이 3일(현지시각) <CBS> 방송의 ‘60분’에 출연해 페이스북이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짜뉴스 등의 확산을 방치했다고 고발하고 있다. <CBS> 방송 화면 캡처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이 더 많은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적 불안을 조장하는 정보 확산을 방치하고 있다는 내부고발자의 폭로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 등에서도 일한 경력이 있는 정보통신(IT) 전문가인 프랜시스 하우건은 2019년부터 올해 5월까지 페이스북에서 근무했다. 그는 친구가 소셜미디어의 가짜뉴스에 빠져 극우 성향으로 변한 데 충격을 받고 페이스북의 ‘시민 진실팀’에 지원했다. 이곳에서 전세계 선거 관련 정치 게시물들이 플랫폼에서 어떻게 가짜뉴스를 만들고 정치적으로 악용되는지 등을 조사하는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해결책을 찾으려하기보다는 조사 결과를 어떻게 수익사업에 이용할지 궁리하는 것을 보고 페이스북의 여론 조작과 관련한 자료를 계속 수집했다고 한다.

하우건이 제보한 자료를 토대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이 ‘페이스북 파일’ 기획 보도를 했다. 3일(현지시각)에는 미국 <CBS> 방송의 시사 프로그램 ‘60분’에 직접 출연해 실명으로 페이스북과 소셜미디어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왔는지를 폭로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증오, 폭력, 허위정보 등을 담은 콘텐츠가 확산되도록 고의적으로 방치하고 이런 행위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이 알고리즘을 안전하게 바꾸면 이런 콘텐츠를 차단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이용자가 플랫폼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 광고 수익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2020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가짜뉴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자 허위정보 확산을 줄이는 알고리즘을 도입했지만 선거가 끝나자 이윤 확대를 위해 다시 이전 시스템으로 돌아갔다면서, 이런 행태가 “민주주의에 대한 배반”이라고 말했다.

또 페이스북은 자회사인 인스타그램이 10대 소녀들의 불안과 우울증, 그리고 자살 충동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파악했지만 대응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13살 이하 아동 대상 인스타그램 개발을 진행했다고 한다. 하우건은 “페이스북에서는 공공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이 반복해서 충돌하는데 페이스북은 수익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5일 미국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며 추가 폭로도 예고하고 있다.

하우건의 증언은 우리가 평소 소셜미디어에 대해 느껴온 문제들의 원인을 분명하게 설명해준다.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극단적 선동과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건 남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플랫폼 대기업들은 ‘알고리즘의 선택’이라는 방어막 뒤에 숨어 책임을 회피하면서 점점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여야가 지난달 29일 국회에 ‘언론·미디어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언론중재법뿐 아니라 유튜브나 1인 미디어에 의한 가짜뉴스 문제 등도 다루기로 합의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한 가짜뉴스와 허위정보의 범람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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