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을 하루 앞둔 30일 저녁 ‘모두의 안전을 위해 마스크를 써달라’고 적힌 플래카드 아래로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를 가득 메운 인파가 지나가고 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드디어 첫발을 뗐다. 1일 오전 5시를 기해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시간제한이 해제되고 사적 모임 허용 인원도 크게 늘게 됐다. 실제 내용 못지않게 상징적인 의미도 크다. 지난해 1월20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보고되고 2월29일 공식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시된 뒤 지속돼온 정부 방역 정책의 기조가 처음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나 ‘집단면역’이 아닌 ‘위드 코로나’라는 점, 단번에 전환하지 않고 3단계에 걸쳐 신중히 이행할 수밖에 없는 사정 등을 다시 한번 깊이 유의할 때다.
우리는 코로나19를 물리치려는 목표를 접고 코로나19와의 불편한 동거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기간이 얼마가 될지도 정확히 알 수 없다. 말 그대로 고육책이다. 집단면역에 대한 기대는 델타 변이 출현으로 멀어졌고, 600일을 넘어선 거리두기는 피로감 누적으로 뚜렷한 한계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자영업을 비롯한 서민경제의 피해가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의 방패는 80%대에 다가가고 있는 백신 접종률 말고 없다. 그러나 최근 경남 창원의 어느 병동에서 100명 넘게 돌파감염이 일어났듯이, 백신의 예방 효과에도 불안감이 드리웠다.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른 확진자 증가는 불가피하다. 다만 관리 목표를 벗어나서는 안 된다. 백신 접종으로 위중증률과 치명률이 크게 낮아졌지만, 확진자가 급증하면 치료와 방역에서도 부하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하루 확진자 5천명 수준에 대비해 병상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그 추세가 길어지거나 더 가팔라져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보다 먼저 위드 코로나로 들어선 영국 등에서 최근 확진자가 급증하자 거리두기 대책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의료 역량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다.
2천명대 확진자가 지속되고, 핼러윈데이로 이동량이 많이 늘어나는 등 불안한 조건을 안은 채 첫발을 뗀 것도 적잖은 부담이다. 당장 수능 이후로 다가온 전면 등교에 빨간불이 켜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만에 하나 확진자 관리에 실패해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해야 하는 상황으로 되돌아간다면 우리가 겪어야 할 혼란과 고통은 지금보다 한층 심해질 수밖에 없다. 위드 코로나의 길로 들어선 이상, 코로나19의 위력이 충분히 약해질 때까지 한 방향으로 걸어가야 한다. 그 성패는 공동체를 생각하는 국민의 자율적인 생활방역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