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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살얼음판 ‘위드 코로나’와 김부겸 총리의 방역수칙 위반

등록 2021-11-12 18:53수정 2021-11-12 19:13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은 관계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온 시민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수가 사흘 연속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6일 처음으로 400명대에 들어선 뒤 6일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2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475명에 이른다. 중환자가 늘면서 입원 병상도 빠른 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살얼음판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아직 여력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말고, 최악의 상황까지 가정해 의료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정부는 1일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조처를 시작하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수 등을 핵심 방역 지표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그 두가지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초 위중증 환자 500명까지는 현재의 의료 체계로 감당할 수 있다고 공언했는데, 불과 열흘 만에 정부가 밝힌 ‘안정적 관리 기준선’의 턱밑까지 위중증 환자 수가 급증했다. 중환자가 늘면서 사망자 수도 연일 두자리수를 기록하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이미 73.1%가 찬 상황이다. 정부가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중단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 조건으로 언급한 ‘병상 가동률 75%’에 다가선 것이다.

위기에 대한 경고음은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최근 작성한 ‘코로나19 의료 대응의 현황 및 과제’ 자료에서, 현재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유지되고 하루 확진자가 1만명이 발생하는 상황이 열흘 이상 지속되면 중환자가 하루 139명씩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루 사망자도 52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비록 정밀한 예측 모형을 활용한 시뮬레이션은 아니지만, 경각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올 겨울에 확진자가 수만명대로 치솟는 ‘5차 유행’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이 나오는 상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11일 국회에서 ‘단계적 일상 회복’ 2단계 이행의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긴장감 이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6일 11명이 참석한 사적 식사 모임을 해 방역수칙을 위반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방역 책임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무슨 낯으로 국민들에게 방역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할 수 있겠는가. 12일 김 총리는 “국민들께 중대본부장으로 뭐라고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저 자신부터 다시 살피겠다“고 말했다. 통렬한 반성과 함께 방역당국부터 긴장감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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