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약 역주행’ 윤석열, 기댈 게 ‘반문재인’뿐인가

등록 2021-11-17 19:42수정 2021-11-18 02:3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천안함 유족 등을 면담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7일 오전 천안함 유족 등을 면담하기 위해 당사에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원전 건설 재개,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등의 약속을 쏟아냈다. 대통령이 되면 에너지·남북관계·부동산 등의 정책 기조를 ‘문재인 정부와 반대로’ 잡아나가겠다는 것이다. 국정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내놓은 정책 공약이라기보다, 정권 말기 ‘반문재인 정서’에 기대 표를 얻어보겠다는 정치적 계산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17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면 설계 비용도 다 들어갔고, 건설도 시작됐다가 중단된 원자력발전소는 다시 추진하겠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신규 원전 건설 백지화 방침과 함께 건설이 중단된 경북 울진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는 얘기다. 윤 후보가 “재검토를 한다고 해서 원전을 신규로 막 계획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지만, 그가 정치권에 들어온 뒤 보여온 ‘친원전’ 행보를 떠올린다면, 그가 집권할 경우 세계적 탈원전 흐름에 어렵게 보조를 맞춰온 에너지 정책이 역주행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윤 후보는 부동산 대출 규제와 관련해 “엘티브이(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디에스아르(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을 유연하게 풀어줄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 14일 페이스북에서 밝힌 ‘종합부동산세 재검토’ 약속처럼, 가까스로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는 집값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는 발언이다. 증가 규모와 속도 모두 세계 1위인 가계부채 상황도 윤 후보 눈에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윤 후보의 ‘공약 역주행’은 남북관계 분야에서도 뚜렷하다. 그는 인터뷰에서 남북 간 상호 적대행위 중지, 무력 사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9·19 남북 군사합의’도 파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윤 후보의 발언과 약속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정책 기조를 뒤집는 것이다. 윤 후보로선 이런 선택이 대선 구도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안보·부동산 분야는 상황 변화에 따른 탄력적 대응 못지않게 정책 일관성이 중요하다. 제1야당의 대선 후보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대선에서 현 정부에 대한 거부감에 편승해 무원칙하고 퇴행적인 약속만 쏟아내선 곤란하지 않은가. 현 정부가 잘못한 것은 엄정히 바로잡되 그 접근은 세밀하고 정교해야 한다. ‘문재인 뒤집기’만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는 없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