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0월8일 오전 자영업종의 시간규제와 인원제한 철폐, 온전한 손실보상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천막농성 중인 세종로공원에서 오는 20일 전국총궐기 계획을 밝힌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올해 세수가 애초 기획재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50조원가량 많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수정한 국세 수입보다도 19조원 정도 많은 것이다. 초과 세수를 어떻게 쓸지 의견이 분분한데, 코로나발 경제 충격의 피해가 가장 큰 자영업자들을 더 폭넓고 두텁게 지원하는 데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8일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요청을 철회한 것은 잘한 일이다. 가용 재원이 적어 애초 무리였고, 정부 지출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최선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내년 초 지급하기 위해 세금 납부 유예 등 편법을 쓰자는 민주당의 계획은 더욱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정부와 여당이 원점에서 초과 세수 활용 방안을 다시 검토하기 바란다.
다만 초과 세수를 전액 추가 지출에 쓸 수는 없다. 약 40%는 먼저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 교부금으로 배분하도록 법에 명시돼 있다.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한 것도 가용 재원을 줄일 것이다. 결산이 끝난 뒤 세계잉여금에서 쓰자면, 일부는 국채 상환에 써야 하는 제약도 따른다.
경제 상황을 두루 고려할 때, 정부 지원을 늘려야 할 최우선 순위는 대면 서비스 업종의 자영업자들일 것이다. 매출 감소로 고용을 줄이고 폐업이 쏟아진 것이 통계 수치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자영업자들도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받았고 소상공인 희망회복자금 등 지원을 받았지만, 피해에 견주면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했다. 10월부터는 손실보상제도에 따른 보상도 받지만, 보상 액수가 피해 금액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불만이 크다. 여행업·숙박업·학원 등 손실보상에서 아예 제외된 업종도 많다. 정부는 면밀하게 실태를 파악해,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을 철회하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가 어렵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에 대해서라도 시급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야당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비록 주먹구구식 계산이기는 하나 “자영업자 50조원 전액 손실보상”을 약속한 바 있다. 조금이라도 앞당겨 할 수 있는 일을 뒤로 미룰 이유는 없을 것이다. 시간 여유가 많지 않다. 올해는 겨우 한달 남짓 남았고, 내년도 예산안의 국회 처리 법정시한(12월2일)까지는 열흘 남짓 남았을 뿐이다. 어떤 방식으로 얼마를 쓸지 여야가 서둘러 협의해 결론을 짓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