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이재명 캠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조동연 교수(가운데)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선후보, 조동연 교수, 송영길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황운하 의원의 ‘유권자 비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을 비판하고 훈계하려는 자세는 매우 오만하고 위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페이스북에 올린 ‘윤석열 후보의 지지도가 높은 것은 우리 민주당이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다. 황 의원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지지자들을 두고 ‘대부분 저학력 빈곤층 그리고 고령층’이라고 표현해 파문이 일자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이다.
황 의원이 윤 후보의 지지자들을 비하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황 의원은 지난 28일 밤 페이스북에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조차 그가 어떤 국정 운영 철학을 가졌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실제로 윤석열의 지지자들은 1% 안팎의 기득권 계층을 제외하곤 대부분 저학력 빈곤층 그리고 고령층이다”라고 썼다. 학력이 짧거나 가난한 사람, 노인은 정치적 판단을 제대로 할 수 없고 그렇다 보니 윤 후보를 ‘묻지마 지지’ 한다는 얘기인데, 천박한 인식이 깔려 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발언이다. 황 의원은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현안 대응 티에프(TF)’ 부단장을 맡고 있다. 황 의원이 뒤늦게 사과했지만 선대위에서 물러나는 게 맞는다고 본다.
최근 민주당 인사들이 부적절한 언행을 보인 게 한두번이 아니다. 이 후보의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한준호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이 후보와 윤 후보의 아내를 ‘두 아이의 엄마 vs 토리 엄마’로 표현하며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는 두 아이를 둔 반면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는 자녀 없이 반려견(토리)만 키운다는 점을 대비한 것이다. 이런 비교가 이 후보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발상을 한 것 자체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 후보 캠프에서 ‘기본사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배근 건국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민주당과 국민의힘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된 조동연 서경대 교수와 이수정 경기대 교수의 사진과 함께 “차이는?”이라는 글을 올려 ‘외모 비교’라는 비판을 받았다.
선거는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경쟁이다. 비하와 차별, 증오의 언어에 마음을 열 유권자가 얼마나 있을지, 이번 대선이 왜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으로 평가받는지 정치권은 스스로 되묻기 바란다. 선거 캠프 인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막말을 내뱉는다면, ‘민주당 꼰대짓 그만해 위원회’ 같은 조직을 백번 만든다 한들 아무 소용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