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네거티브 자제” 김종인, 국민의힘부터 중단시켜야

등록 2021-12-20 18:32수정 2021-12-21 02:32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0일 “네거티브 전쟁은 그만하고, 민생과 우리나라 경제의 앞날을 위해 각 후보가 어떤 주장을 내걸고 경쟁할지에 몰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당면한 일들이 굉장히 막중한데도 지금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양상을 보면 네거티브 전쟁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과연 국민들이 정치권을 뭐라고 생각하겠나”라고 했다.

대통령 선거가 앞으로 어떤 나라와 정부를 만들어 국민의 삶을 개선할 것인지, 그 비전과 정책을 평가받는 자리라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도 유력 주자를 내세운 여야 거대 양당이 미래 비전과 민생 정책으로 경쟁하기보다 네거티브 공방에 치우쳐 대선판을 혼탁하게 하는 지금의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네거티브 전쟁을 그만하자’고 한 건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김 위원장의 제안이 빈말에 그치지 않으려면 두가지가 전제돼야 할 것이다.

먼저 국민의힘부터 ‘저질 네거티브’ 중단을 실천해야 한다.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은 지난 18일 ‘이재명은 합니다! 형수 쌍욕’이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만들어 배포한 데 이어 이날도 이른바 ‘김부선 스캔들’을 다시 꺼내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에 열을 올렸다. 내용도 “옥수동 누나는 잊었어? 한때는 은밀했던 사이인데”, “은밀한 부위 까만 점?” 따위의 입에 올리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자신이 총괄하는 선대위 실무조직이 천박하고 저열한 언어로 상대 후보의 사생활을 공격하는데, 총괄선대위원장이 마치 남의 말 하듯 ‘네거티브 자제’를 얘기해서야, 누가 그 진정성을 신뢰할 수 있겠나. 김 위원장은 당장 국민의힘의 저질 네거티브부터 중단시켜야 한다.

또 하나 김 위원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후보나 배우자의 불법·비리 의혹 등에 대한 정당한 검증마저 네거티브 딱지를 붙여 공격하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에는 함구한 채 민주당을 향해 “집권 여당 후보를 가진 정당이 대선에서 네거티브만 갖고 선거를 하겠다는 것이 상식에 맞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김건희씨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한 검증마저 막아보려는 의도는 아니길 바란다. 검증과 네거티브는 구분되어야 한다. 물론 민주당도 마찬가지다. 김건희씨의 사생활을 선거에 이용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