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언론·미디어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활동기한을 내년 5월29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공동취재사진
여야가 국회 ‘언론·미디어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언론특위) 활동 기한을 내년 5월29일까지 5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 8월 ‘언론중재법 개정’ 대치 정국의 해법으로 언론특위가 구성됐으나, 활동 기한인 연말까지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애초 출범 때부터 이견이 워낙 큰데다 대선을 앞둔 정치 일정 탓에 제대로 활동을 할지 걱정이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언론특위 구성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42일 만인 9월29일 특위 구성, 이로부터 또 48일이 지난 11월15일 첫 회의 개최, 그동안 겨우 7차례 회의. 언론특위는 부실했던 활동에 대해 뼈저린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다.
언론특위는 상대적으로 이견이 덜한 ‘인터넷뉴스서비스 사업자의 기사 배열 공정성 확보 분야’에서만 포털 뉴스를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하는 아웃링크 방식 의무화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뤄냈을 뿐 공영방송 지배구조, 징벌적 손해배상제, 열람 차단 청구권, 유튜브 및 1인 미디어 등 여야 의견이 첨예하게 맞선 분야에선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다. 따라서 ‘빈손 특위’의 시한 연장은 당연하다. 그러나 5개월의 시간을 벌었지만, 지금까지처럼 활동한다면 결과는 이전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언론계 안팎에선 또 허송세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최근 언론 환경을 보건데, 언론특위 논의 사안 중 어느 하나 시급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시간이 촉박하다. 그동안 공영방송은 정권의 향배에 따라 보도 방향이 극과 극으로 흔들렸다. 이는 공영방송의 신뢰도와 공정성을 크게 허물어뜨렸다. 정권을 잡은 쪽이 사장을 비롯한 공영방송 책임자들을 논공행상식으로 임명해왔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대선을 맞는다면, 선거에서 이긴 쪽이 또다시 공영방송을 영향력 아래 두려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내년 3월9일 대선 전에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개선해, 정권이 공영방송을 전리품처럼 여기는 관행을 끊어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결정 방식은 투명해야 하며, 시민 참여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하며, 공정성 확보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한결같이 얘기한다. 이런 대원칙 아래 언론특위가 언론계와 시민사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언론특위가 시대적 소명감을 갖고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