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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금융위의 봐주기’ 논란 속 2년8개월 걸린 삼성생명 징계

등록 2022-01-27 18:09수정 2022-01-28 09:22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회원들이 2020년 12월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삼성생명에 보험금 지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 회원들이 2020년 12월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삼성생명에 보험금 지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암환자들에게 약관에 따른 ‘입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 보험업법을 위반한 삼성생명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26일 과징금 1억5500만원 부과와 ‘기관 경고’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과 자회사는 앞으로 1년 간 금융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하지 못한다. 결국 이런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긴 했지만, 그동안 보험 가입자들이 겪은 고통에 삼성생명이 응답하는 일은 별개다. 삼성생명은 가입자의 신뢰를 저버린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이제라도 깊이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

이번 금융위 징계의 대상이 된 삼성생명과 보험 가입자 간의 분쟁은 2018년에 시작됐다. 암환자들이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보험금을 청구하자 보험사들이 ‘암에 대한 직접 치료가 아니다’라며 거절한 것이 발단이 됐다. 금융감독원은 분쟁 조정 과정에서 보험을 지급을 권고했다. 여러 보험사들이 이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일부만 수용해 가입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가입자들은 삼성생명 회사 앞에서 장기간 농성하고 사옥 안의 고객센터에 진입하기도 했다. 암환자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서 그렇게까지 싸워야 했던 이들의 절박한 심정을 삼성생명은 위무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제재가 확정되기까지 금융위원회가 보인 태도는 ‘삼성 봐주기’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2019년 8월 금감원의 종합검사 착수 때부터 이번 금융위 심의가 열리기까지는 무려 2년 5개월이 걸렸다. 금감원은 종합검사에서 암보험 미지급 사례를 적발하고 2020년 12월 ‘기관 경고’ 처분안을 확정했다. 하지만 금융위는 최종 결정을 계속 미뤘다. 이런 태도에 비판이 나오자, 금융위는 이례적으로 자문기구인 법령해석·심의위원회(심의위)에 넘겼다. 심의위는 “입원한 환자에게 의사 자문 없이 보험금 지급을 하지 않은 것은 약관 위반이 아니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삼성생명이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은 519건에 대해 금융위가 의사들의 자문을 받은 결과 496건은 ‘보험 약관상 암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한 입원’에 해당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이를 보면, 금융위가 심의위를 ‘방패막이’로 활용해 특혜를 주려다 실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원회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 있는 금융위원회
금융위는 삼성생명이 시스템 구축 업무를 맡은 삼성에스디에스(SDS)가 계약 기간 안에 업무를 이행하지 못했는데도 지연배상금 158억원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기관 경고’와 함께 과징금 119억원을 부과해야 한다는 제재안에 대해서는 “보험업법이 규정한 ‘자산의 무상 양도’로 보기 어렵다”고 결정했다. 마땅히 받아야 할 돈을 받지 않은 것인데도 무상 양도가 아니라니 납득하기 어렵다. 금융위가 삼성을 편든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위는 이런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편 서울고등법원은 26일 삼성전자서비스의 가전제품 설치·수리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을 인정했다. 소송을 낸 4명의 노동자 가운데 3명은 삼성전자서비스 직원 신분이라는 걸 확인하고 1명은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고용하라고 판결한 것이다. 애초 1300여명이던 원고가 1심 패소 뒤 500여명으로 줄고 그 뒤 직고용이 이뤄지면서, 그 전에 해고되거나 사직한 4명만을 대상으로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불법파견이라는 실체적 진실을 확인한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판결에 따른 후속조처를 신속히 이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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