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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당선사례’ 빙자한 윤 당선자의 지방선거 지원

등록 2022-04-28 17:41수정 2022-04-28 18:25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8일 오후 충남 예산에 있는 윤봉길 의사의 사당 충의사를 참배한 뒤 지지자 등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6월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 예정인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사진 오른쪽)를 대동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8일 오후 충남 예산에 있는 윤봉길 의사의 사당 충의사를 참배한 뒤 지지자 등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 당선자는 6월 충남도지사 선거에 출마 예정인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사진 오른쪽)를 대동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28일 충남 아산을 찾아 전국 순회 방문 일정을 이어갔다. 벌써 다섯번째다. 지난 11일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거의 매주 전국 주요 권역을 훑고 있는데, 이번 주말엔 강원도를 찾는다고 한다. 6·1 지방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점에 지원유세 같은 일정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을 순수한 ‘당선사례’라 보기 어렵다.

윤 당선자는 이날 아산 현충사에서 열린 ‘충무공 이순신 탄신 477주년 기념 다례제’에서는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오직 백성만 생각한 충무공의 헌신과 위업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권 분리 법안 처리 국면에 계속 ‘국민’ ‘백성’을 강조하는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지만, 취임을 목전에 둔 당선자로서 할 수도 있는 얘기라고 본다. 그러나 충남지사 선거에 출마하는 같은 당 김태흠 후보를 곁에 세워두고 “충청의 아들” “저희 집안이 400년 이상 충청에서 뿌리내린 집안”이라고 말한 대목은 선거지원 유세로 들릴 수밖에 없다.

노골적인 행보는 이뿐 아니다. 지난 26일에는 인천 영종도 도로 건설 현장, 서구 검암역 공항철도 건설 현장 등을 둘러보며 인천시장 선거에 나서는 유정복 후보와 동행했다. 이어 ‘인천공약 추진현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서 부산에선 ‘엑스포 유치 총력 지원’을 약속하는 등 곳곳에서 지역별 현안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따로 모아 식사를 같이하며 격려하는 모습도 여러 차례 노출됐다.

윤 당선자 쪽에선 “‘당선 후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민생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나고 한달이 훌쩍 넘어 당선사례를 하고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과거 대통령 당선자 중에선 전례를 찾기 어렵다. 가는 곳마다 자기 당 후보를 대동하는 것은 의심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자칫 법에 저촉될 소지도 있다.

무엇보다 윤 당선자의 처지가 지금 당선사례를 하고 다닐 때는 아닐 것이다. 지난주 갤럽 조사에선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45%)가 긍정 평가(42%)를 앞섰다. ‘찬스 내각’이라 불릴 정도로 내각 인선이 난맥상을 드러내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 추진 과정에서 독단적인 모습을 보이며 자초한 결과다. ‘오이밭에선 신발을 고쳐 신지 말라’ 고 했다. 진정한 당선사례는 속내가 뻔히 보이는 지방 순회가 아니라 내실 있는 새 정부 출범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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