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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민주 당론으로 한덕수 총리 인준, 윤 대통령 협치로 답해야

등록 2022-05-20 21:35수정 2022-05-21 02:00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
2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고 있다. 국회공동취재.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안이 20일 국회를 통과했다. 후보자로 지명된 지 47일 만에 윤석열 내각이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하곤 온전히 출범하게 된 것이다. 이해충돌과 고액 보수 등으로 거센 논란에 휩싸이며 비판을 받아왔던 한 총리가 인준을 받은 것은 167석의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인준 찬성을 채택한 것으로, 윤 대통령이 협치로 답해야 할 책임이 더 커졌다.

민주당의 이날 의원총회에선 격론이 오갔다고 한다. 총리로서의 자질을 잣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론도 컸지만, 결국 현실론으로 기울었다. 임박한 지방선거와 ‘새 정부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을 의식한 ‘고육지책’이라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나 문희상 전 국회의장 등의 방향 제시와 치열한 의원총회 토론을 거쳐 새 정부 내각 출범에 협조하기로 당론을 정한 것은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 취임 열흘 만에 총리 인준안이 가결된 것은 이례적으로 빠른 일이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는 한층 겸허해져야 한다. 국회 인준을 받았다고 해서 한 총리를 둘러싼 여러 의혹과 흠결이 해소된 것도 아니다. 인준이 곧 ‘정치적 사면’일 수는 없다. 더욱이 19일부터 시행된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을 이용한 사익 추구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이 과거에 시행됐다면 고위 공직과 거대 로펌을 두번씩 오가며 고액 연봉을 받은 한 총리는 범법 사례에 해당한다. 자신의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 공직사회를 더 맑고 투명하게 만드는 것 역시 한 총리에게 주어진 책무일 것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일방독주를 멈추고 총리 인준을 통과시킨 국회에 진정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숱한 ‘아빠 찬스’로 ‘의혹백화점’이란 별명을 얻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정리하는 것은 기본이다. 앞으로는 허술한 검증과 오기로 야당이 반대할 수밖에 없는 ‘부적격 후보자’를 추천하는 일도 없어야 할 것이다.

인준안이 가결된 뒤 대통령실은 “국정수행 동반자인 야당과 더 긴밀하게 대화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말에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이어지기 바란다.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서오남’ 내각, 한동훈 법무장관 임명, 검찰 싹쓸이 인사 등으로 불신의 골이 깊어진 야당과의 대화, 소통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정부의 일방독주, 그로 인한 야당의 불신이 쌓이면 협치는 불가능해진다. 이번 인준이 새로운 협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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