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일 외교장관 회담, ‘가해자 사과’ 담은 해법 찾아야

등록 2022-07-17 18:13수정 2022-07-18 02:42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려고 방문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려고 방문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18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4년7개월 만에 열린다. 외교장관 회담이 이토록 오랜 기간 열리지 못했을 정도로 악화된 양국 관계가 이번 회담을 계기로 개선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쪽의 사과와 배상이 없는 졸속 협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직시하고,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의미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취임 뒤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박진 외교장관은 18일 오후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 강제동원 피해 해법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한국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본 전범기업들이 배상하도록 판결했지만 일본 정부 쪽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가해 전범기업의 배상 판결 이행을 사실상 가로막아왔다. 피해자들은 자구책으로 이들 일본 기업 자산을 압류했고, 이를 현금화(강제매각)하는 시한이 다가오고 있다.

양국 관계 개선을 서두르고 있는 윤석열 정부는 피해자 쪽 소송 대리인 등이 참여한 민관협의회 회의를 두차례 열어 해법을 논의해왔다. 피해자 쪽은 일본 기업과의 직접 협상을 위해 정부가 ‘외교적 보호권’을 발동해줄 것, 가해 기업이라도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한다는 입장 등을 정부에 전달했다. 일부 피해자 단체는 불참을 선언했다. 정부가 일본 쪽의 사과와 배상 없는 ‘대위변제안’을 강요하려 한다는 우려 때문이다.

윤덕민 신임 주일 한국대사가 16일 부임하면서 강제동원 해법과 관련해 “2015년 위안부 합의를 교훈으로 삼겠다”고 한 것은 의미가 있다. 당시 양국 정부의 합의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동의를 얻지 못함으로써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양국 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협력을 서두르다가 역사적 의미와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에 입각한 해법만이 지속가능함을 잊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윤 대사는 일본 정부를 향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한쪽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박수를 치더라도 다른 한쪽 손과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불안정한 세계에서 양국 관계 개선은 일본에도 절실하다. 기시다 정부는 양국 협력의 필요성을 현실적으로 인정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배상으로 해법을 마련할 용기와 유연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