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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장모 잔고 위조 공범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다니

등록 2022-08-17 18:15수정 2022-08-18 02:10

지난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회사진기자단

은행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 장모 최아무개씨가 지난해 말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최씨와 공범으로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인물이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겨레>가 확보한 취임식 초청자 명단을 보면 이 인물이 김건희 여사 추천으로 올라와 있다. 그는 김 여사와 함께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과정을 수료하고 김 여사가 운영하는 코바나컨텐츠에 감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아무리 개인적 친분이 있더라도 가족의 범법 행위에 연루된 사람을 버젓이 취임식에 초청한 것은 국민의 시선을 전혀 개의치 않는 오만한 처신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 여사 자신이 수사 대상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핵심 피의자로 기소된 권오수 전 회장의 아들도 취임식에 브이아이피로 초청받아 참석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는데, 권 전 회장의 부인과 도이치모터스 부사장도 초청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한다. 대통령 가족이 범죄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거나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불미스러운 일이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그 관련자들을 대거 취임식에 초청했다니 이는 공사 구분이 안 되는 것을 넘어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대통령 가족은 법 위에 있다는 비뚤어진 특권의식마저 느껴진다. 이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법치와 정의를 내세우며 범죄 척결을 강조한들 누가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겠나.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탓에 대통령실·관저 공사를 김 여사와 관련된 업체가 수주했다는 등의 의혹도 더 많은 의심을 사게 된다. 대통령 부인이 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공적 영역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구심을 해소하지 않으면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는 국정 운영에 두고두고 걸림돌로 작용하리란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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