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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분골쇄신’한다더니 홍보수석 하나 책임 묻는 건가

등록 2022-08-18 18:34수정 2022-08-19 02:40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개편의 대략적인 윤곽이 모습을 드러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18일 정책기획수석 신설, 홍보수석 교체를 뼈대로 하는 대통령실 개편을 예고했다. 내각과 대통령실 사이의 정책 소통·조정을 원활히 하고, 국정 홍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전면 쇄신과는 거리가 먼 ‘땜질 처방’에 가깝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저부터 분골쇄신하겠다”고 말하며 “대통령실부터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짚어보고 있다”고 했다. 여권에서조차 국정 동력 상실을 우려하는 상황이면,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의 잘잘못부터 가리는 것이 정상이고 상식이다. 이명박 정부 때 초대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대통령 취임 4개월도 되기 전에 지지율 추락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례가 대표적이다.

‘윤석열표 쇄신’에는 가장 중요한 문책이 빠져 있다. 대통령을 잘못 보좌한 총체적 책임자인 김대기 실장은 쇄신안 마련을 주도하고 있다. 당정은 물론 대야당 관계에서도 존재감을 찾아볼 수 없는 이진복 정무수석, 사상 최악의 수해가 나던 날 “비 온다고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하냐”는 말로 국민의 분노를 돋운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등도 개편에서 제외되는 분위기다. 공정과 정의와는 거리가 먼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부터 최근의 박순애 교육부 장관까지 무려 5명이 불명예 퇴진하는 과정에서 부실 검증의 책임을 져야 할 인사 라인 역시 교체된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김 실장은 이날 “필요성이 있으면 그때그때 개편할 것”이라고 밝히긴 했지만 빈말에 가깝다. 정책수석 신설을 제외하면 유일한 경질은 홍보수석뿐이다. 쇄신 의지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지금의 총체적 국정난맥 상황이 오직 ‘소통과 홍보 부족’ 탓이라고 여긴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내홍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절박함’과 ‘책임감’을 강조하면서도, 당 살림을 책임질 사무총장에 ‘용산 참사’ 당시 강제진압을 주도한 김석기 의원(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임명하는 어이없는 인사를 했다. 비대위를 불러들인 권성동 원내대표, 검찰수사관 출신의 주기환 위원 등 ‘친윤’으로 분류되는 사람이 전체 비대위 위원 9명 중 절반이 넘는다.

대통령실 개편 예고와 여당의 인선은 전면적 국정기조 전환과 대통령실 쇄신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와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한번 쓴 사람은 오래 쓴다’는 윤 대통령이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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