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공동취재사진
국회가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는데도 법무부가 시행령을 통해 직접수사 범위를 넓혀 ‘법 위의 시행령’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법무부가 모순된 법 해석까지 내놓아 혼란을 키우고 있다. 법 집행을 책임지는 기관인 법무부가 유불리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말로 법을 주무른다면 법치주의의 기반이 흔들리게 된다.
법무부는 개정된 법이 검사의 권한을 침해한다며 지난 6월 헌법재판소에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서에서 “2020년 (법) 개정으로 검사 직접수사 개시 가능 영역이 6대 범죄로 제한되었고, 2022년 개정에서는 그 대상 영역을 2대 범죄(부패·경제 범죄)로 더욱 제한하는 취지의 법 개정이 이뤄지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축소된 것으로 분명히 해석한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는 지난 11일 수사 범위 확대를 위한 시행령 개정을 발표하면서 “예시로 규정된 부패·경제 범죄 외 정부가 구체적 범위를 정한 ‘중요 범죄’가 수사 개시에 포함된다는 점이 법 문언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등’이라는 표현이 있어 직접수사 범위가 제한되지 않는다는 해석인데, 권한쟁의심판 청구 논리와 상충한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에 대한 (다른) 해석론이 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며 “두 내용이 모순된 게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권한쟁의심판은 법률 자체의 위헌성 이유를 설명하는 내용”이고 “시행령은 이 법률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됐을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로직(논리)이 다르다”고 답변했다. 법은 하나인데 해석 논리가 다를 수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직접수사 범위가 축소돼 위헌이라면서 위헌 결정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일단 수사 범위를 늘려놓겠다니, 법을 이현령비현령 식으로 다루는 게 아니고 뭔가.
한 장관은 이탄희 의원에게 “변죽을 울리지 말고 구체적으로 뭐가 잘못됐는지 설명을 달라”고 했다. 정작 국민을 혼란스럽게 한 것은 한 장관이다. 또 권인숙 민주당 의원이 시행령 꼼수를 비판하며 “대통령조차도 (거부권 외에는) 국회 입법권을 침해할 수 없다. 장관이 대통령 권한을 넘어설 수 있느냐. 아주 심플한 질문이다”라고 묻자 한 장관은 “너무 심플해서 질문 같지가 않다”고 대꾸했다. 국민을 대표해 질의하는 의원들에 대한 이런 식의 태도는 ‘오만하다’는 비판을 자초할 뿐이다. 이중적인 법 해석만큼이나 부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