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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한늬우스’ 부활까지 간 퇴행

등록 2009-06-25 22:58

사설
15년 전 사라졌던 정보 홍보 영상물 ‘대한늬우스’가 어제 다시 등장했다. 텔레비전 개그 프로그램의 ‘대화가 필요해’라는 꼭지의 형식을 빌려 4대강 개발사업을 홍보하는 영상이 전국 여러 영화관에서 본영화에 앞서 상영됐다. 형식이 바뀌었다지만 관객을 꼼짝 못하게 앉혀놓고 정부 논리만 일방적으로 주입한다는 점에선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의 ‘대한늬우스’와 다를 바 없다.

대한늬우스는 국민 계도 명목으로 독재 유지에 오래 악용돼온 선전 수단이다. 극장 말고 마땅한 대중 문화공간이 없던 때, 정부 정책과 독재자를 찬양·홍보하고 역사적 사실까지 입맛대로 왜곡했다. 대한늬우스가 1994년 폐지된 것은 이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과 함께, 더는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정도로 시대의 보편적인 정서에 뒤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코미디와 패러디의 소재로 남아 있을 뿐이다. 이를 정부가 되살렸으니 코미디가 따로 없다. 이런 식의 ‘국민 계도’가 지금도 가능하다고 본 시대착오적 발상이 한심하다.

반발과 조롱은 이미 퍼지고 있다. 자발적인 관람거부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선택권을 무시당한 국민으로선 당연한 행동이다. 이런 분위기를 모를 리 없는 영화관들이 어떤 연유로 정부 요구를 받아들이게 됐는지도 밝혀야 한다.

지금 이명박 정부야말로 정말 대화가 필요하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그럴듯하게 포장해 일방적 선전으로 세뇌하려 드는 대신 국민의 말을 듣는 게 먼저다. 그러자면 대한늬우스 부활 따위의 퇴행적 행태부터 거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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