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오늘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된다.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총회는 눈앞에 닥쳐오고 있는 기후재앙을 막을 ‘역사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회의다. 그런 만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세계 100여개국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산화탄소·메탄 등 온실가스로 말미암은 지구온난화는 이제 방치할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 지구온난화가 이대로 계속되면 전 인류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게 될 지경이다. 이런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총회 주최국인 덴마크는 2020년부터 전세계 탄소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줄이고 2050년에는 90년의 절반까지 감축하는 합의안 초안을 마련했다. 각국이 이런 감축 목표에 최대한 합의하기 바란다.
그러자면 미국이나 중국, 인도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강대국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미국은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합의안 도출에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직 개도국이라고 하지만 중국이나 인도 등도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이들 탄소배출 강국이 자국의 이익만 앞세운다면 인류 전체가 공멸의 위기를 맞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에 끼여 있는 우리는 이중의 과제를 안고 있다. 온실가스 의무감축국(선진국)은 아니지만 국제적 위상에 비춰볼 때 개도국의 입장만 내세울 수도 없는 처지다. 결국 이번 총회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역사적 합의’가 이뤄지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동시에 국내 산업 현실 등을 고려한 최대한의 자발적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등 책임 있는 행동도 함께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이미 2020년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의 30%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이번 총회에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1995년 제1차 당사국총회가 열린 이후 기후변화협약에 적잖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에 대한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총회가 그동안의 논의를 마무리하는 합의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 인도 등 탄소배출 강국들의 적극적인 행동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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