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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멀고도 험한 쌍용차 회생의 길

등록 2009-12-17 21:39

법원이 어제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안에 대해 강제인가 결정을 내렸다. 회생이냐 청산이냐의 갈림길에서 일단 회사를 살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셈이다. 쌍용차가 청산됐을 때 닥칠 후폭풍을 고려한다면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쌍용차 노사는 물론 채권단과 협력업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른 시일 안에 회사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걱정되는 점도 많다. 우선 법원의 결정은 회생 가능성보다 청산에 따른 충격을 막기 위한 고심의 선택으로 보인다. 400여개 협력업체들의 줄도산은 물론이고 채권은행들의 부실화, 평택 등 지역경제에 불어닥칠 찬바람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는 계획안대로 회사가 살아날 수 있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회사를 생명만 연장시키는 것은 잠재적 위험요인을 키우는 일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쌍용차의 회생 가능성이다. 삼일회계법인이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그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자산매각 등 추가 구조조정을 통해 몸집을 줄이고 판매망을 복원해 영업 흑자기조를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 서둘러 새차를 출시해 국내외 자동차시장에서 쌍용차의 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 회생 가능성은 이런 일들이 얼마나 잘 진행되는가에 달려 있다.

쌍용차는 현재 자산보다 부채가 2700여억원이나 많은 상태다. 최근 몇년 동안 쌓여온 누적적자로 자본을 모두 잠식해 빚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에서 자산매각, 채무 재조정, 판매망 복원 등 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 지금 중요한 일은 새차를 출시하는 것이다. 자동차업체로서 새차를 내놓을 능력이 없다면 그 회사는 죽은 회사나 마찬가지다. 쌍용차의 회생 여부를 확신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도 새차 출시는 긴요하다.

법원이 회생 쪽에 손을 들어줬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임직원들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회사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 채권단도 마찬가지다. 쌍용차를 회생시켜야 할 공동의 책임이 있다. 쌍용차는 이미 한차례 경영 실패로 2005년 중국 상하이자동차로 매각된 적이 있다. 이번이 두번째다. 또다시 정상화에 실패한다면 더는 국민으로부터 우호적인 시선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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