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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유레카] 소녀상과 사다코 / 곽병찬

등록 2011-12-28 19:35

일본엔 평화기념공원도 많고 평화상도 많다. 침략전쟁을 벌이다 당한 참화인데도, 그들의 피해를 기억하는 게 대부분이다.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평화기념공원이나, 본토 사수를 위한 전투에서 20만여명이 희생된 오키나와 평화공원이 대표적이다. 각 공원엔 평화 상징물이 여럿 있는데, 으레 포함되는 게 소녀상이다.

피폭 후 낙진 물로 갈증을 달래려다 죽은 소녀를 기억하는 상(나가사키)이 있고, 피폭으로 인한 백혈병에 희생된 어린이 사다코의 죽음을 기억하는 상(히로시마)도 있다. 특히 히로시마의 원폭 어린이상은 세계적인 반전 반핵 평화의 상징물로 자리잡았다.

2살 때인 1945년 8월6일 아침 식사중에 당한 원자폭탄 폭발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사다코, 활달한 성격과 발군의 달리기 실력으로 친구들의 사랑을 받았다. 학교 대표로 이어달리기 경주에서 우승을 하는 등 건강한 아이였지만, 백혈병 발병을 막을 수도 없었고 싸워서 이길 수도 없었다. 사다코는 발병 확인 후 8개월 만인 1955년 10월 12살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사다코의 친구들도 그와 같은 불안을 운명적으로 안고 살아야 했다. 병상에서 병과 의연하게 싸우던 사다코는 이들에게 큰 용기가 되었다. 사다코가 떠난 뒤 친구들은 사다코를 지원하는 데서 원폭 피해 어린이를 기억하는 기념상 건립 운동으로 확대시켰다. 일본의 3000여 학교 학생들이 참가했고, 해외에서도 성금이 답지했다. 그 결실이 원폭 어린이상이다.

한국의 일본대사관 앞에도 소녀상이 있다. 침략, 강제동원, 유린이 더는 없기를 염원하는 상이다. 그 꿈이 저희 소녀상의 염원과 다를 게 없는데도 일본 정부는 한국의 소녀상에는 신경질적이다. 침략과 유린의 의지가 여전한 탓일까? 어제는 거기서 1002번째 수요시위가 열렸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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