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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유레카] 관법 / 곽병찬

등록 2012-03-19 19:12

미륵불의 현신을 자처한 궁예는 상대 마음을 꿰뚫어 본다는 관심법으로 주변을 괴롭혔다. 그의 주장을 부정하면 거짓말로, 동의하면 모반으로 처형하는 식이었으니, 부인과 두 아들도 희생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불가의 관법은 응시 대상이 남의 마음이 아니라 내 마음이다. 아들이자 제자인 라훌라가 깨달음의 길을 묻자 싯다르타는 이렇게 말했다. “몸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숨이 들고 나는 데 마음을 모아 흐트러짐이 없게 하고, … 무상을 관하고 해탈을 관하라.” 라훌라는 이런 호흡수행법으로 밀교수행의 으뜸이 되었다고 한다.

관법은 지(止·사마타)와 관(觀·위파사나)으로 이루어진다. 모든 망념을 그치게 하여 마음을 하나의 대상에 기울이는 것이 사마타이고, 이로써 얻게 되는 밝음으로 사물을 바르게 보는 것이 위파사나다. 호흡수행이어서 화두를 깨치기 위해 정진하는 간화선보다 접근하기 쉽다. 천태종 종조인 천태지의대사가 심관법으로, 신라 원광법사가 동적 수행을 가미해 선무도 혹은 불무도로 정착시켰다.

지하철 기관사의 공황장애 유병률은 일반인의 7배(0.7%),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8배에 이른다. 갑작스런 불안감과 함께 죽음의 공포, 미칠 듯한 혼란, 경련, 질식 등이 따르는 게 공황 발작이다. 혼자서 승객 수천명의 안전을 책임지다 보니 대형사고의 불안에 시달리고, 빈번한 승강장 투신사고에 직면하고 그 현장을 되풀이 운행하는 데서 오는 스트레스 탓이 크다. 운행중 발작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억지로 참다 보면 증세는 더 심해진다.

예기불안이나 발작 등 응급상황 시 가장 좋은 손수 대처법은 관법이라고 한다. 엄습하는 불안을 지켜보는 것이다. 저항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똑바로 응시하다 보면 발작은 곧 사라진다고 한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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