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미국 과학진흥협회 연례회의에선 돌고래의 ‘인격성’을 두고 토론이 벌어졌다. 에머리대 로리 마리노 교수는 돌고래를 인류 다음으로 뇌가 발달한 동물이라며, 인간에 준하는 대우를 주장했다. 우선 큰돌고래의 두뇌는 1.6㎏으로 사람(1.3㎏)에 비해 무겁다. 체중 대비 무게는 사람보다 가볍지만, 다른 침팬지 등 영장류보다는 훨씬 무겁다. 특히 문제해결능력과 자기인식 등 인간의 지적 능력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 잘 발달했으며, 감정이나 인지능력, 공감능력과 관련이 있는 에코노모 뉴런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의 토머스 화이트 교수(철학)는 신경생물학 및 철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같은 논지를 폈다. 돌고래는 사람처럼 거울을 보고 자신을 지각할 수 있는(자의식을 가진) 동물로서, 아이들과 비슷한 학습과정을 통해 지식을 습득한다는 것이다. 집단 안에서의 의사표현은 물론 사람의 몸짓 언어나 표현도 이해할 정도다. 서로 문지르고 쓰다듬는 따위의 정서적 소통은 물론,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에 대한 자기통제력도 갖추고 있다. ‘인간적’이라고 할 때의 기준을 돌고래는 모두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돌고래를 비인간 인격체(non-human person)라고 불렀다. 그가 말하는 인격체의 철학적 기준은 높은 지적 능력과 자의식, 시간개념, 감정, 개성을 가진 유일무이한 존재다.
한 청중은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인종, 종교, 이념이 다르다고 대량학살하고 추방하고 고문하는 인간 비인격체와 동일시되는 걸 돌고래가 과연 달가워할까? 법원도 불법포획한 돌고래의 귀향을 판결했다. 당연한 결정인데도 말이 많은 게 우리 사회다. 이번 4·11 총선에선 인격·비인격을 가려 선택할 순 없을까.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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