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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밀양 송전탑 ‘불법 공사’, 이대로 계속해선 안 돼

등록 2014-02-10 08:07

밀양 고압 송전탑 건설 공사가 불법으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장하나 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면, 한국전력은 주무부처와 사업 변경 협의도 하지 않고 송전탑 건설 사업 면적을 2007년의 환경영향평가 협의 면적(31만3550㎡)보다 35만4196㎡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불법으로 사업 면적을 두 배로 늘려 공사를 진행해온 셈이다.

한전이 정부와 사업 내용 변경 협의 절차를 마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사업자는 공사 방식 변경이나 사업면적 확대 등의 요인이 발생하면 주무부처와의 변경협의 절차를 밟도록 돼 있다. 하지만 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 사업 변경 협의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 그리고 ‘불법 공사’임이 드러난 뒤에도 공사를 계속 강행하면서 동시에 협의 절차를 진행했다. 사업 변경 협의를 할 때는 일단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는 규정마저 어긴 것이다.

정부와 한전은 문제가 제기된 뒤 사업 변경 협의 절차를 마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다. 한전이 헬기를 이용해 자재를 실어나르는 게 사업방식 변경으로 환경영향평가 협의 위반이라고 <한겨레>가 지적한 날이 지난 1월28일이었다. 그러자 한전은 부랴부랴 ‘환경보전방안 검토서’를 작성해 29일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로 보냈다. 그런데 ‘검토서’ 안에는 헬기를 이용한 사업방식 변경뿐 아니라 사업면적을 애초의 두 배로 늘리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그동안 불법 상태였던 사업면적 확대를 슬그머니 끼워넣은 것이다.

변경협의 과정을 보면 더욱 한심하다. 설연휴(1월30일~2월2일) 직전인 1월29일 검토서를 접수한 산자부는 연휴 직후인 2월3일 검토 결과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통보했다. 산자부 공무원들이 설연휴 기간에 출근해 검토서를 살펴본 뒤 환경청에 통보했다는 것인데 과연 제대로 검토가 이뤄졌는지 의문이다. 환경청은 변경협의를 했다는 산자부의 통보만 믿고 공사 중단 등의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업면적 확대 사실도 모른 채 취해진 조처였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정부와 한전은 아무리 송전탑 건설이 시급하다 해도 최소한의 관련 규정은 지켜야 한다. 정해진 절차마저 무시하며 불법공사를 강행하고, 또 불법이 드러나자 사후적으로 형식적인 협의를 거쳐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다고 주장하는 것은 밀양 주민과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사업면적 확대 등에 대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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