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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재정여건 악화, 언제까지 방치할 텐가

등록 2014-02-10 18:36

정부가 10일 발표한 2013년 세입·세출 결산 결과가 충격적이다. 세금 수입 총액이 애초 예산보다 10조9000억원이나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을 거둬 쓰고 남은 돈인 세계잉여금은 2012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처럼 나라 곳간에 구멍이 날 것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해 세출예산에서 쓰지 않은 돈(불용액)이 역대 최대치인 18조1000억원에 이르는 등 전반적으로 재정운용의 총체적 난맥상이 드러났다.

부실한 재정운용과 이에 따른 재정수지의 악화는 사실 예고된 사태였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세수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었는데도 정부는 지하경제 양성화 등 현실성도 없는 대책만 되풀이해왔다. 그리고 대기업이나 자산계층보다 임금생활자와 자영업자들로부터 계획보다 더 많은 세금을 거뒀다. 지난해 법인세 수입은 예산 대비 2조1000억원 줄어든 대신 근로소득세는 2조3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국세 수입이 전년도에 견줘서도 1조1000억원가량 감소한 것은 심상치 않은 현상이다. 그만큼 세입 기반이 약해졌다는 신호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입 기반 약화의 뿌리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조처에서 싹텄다. 이명박 정부는 경기 둔화에 따른 세입 감소가 뻔히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대기업과 부자들한테만 혜택을 주는 감세조처를 단행했다. 감세를 통한 기업의 투자와 부자들의 소비 활성화를 기대했으나 오히려 잠재성장률 저하에다 소득 양극화만 심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만성적인 세수 부족으로 재정의 경기대응 능력까지 떨어지고 국가부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중산층 70%대 복원과 복지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워 출범했다. 이를 위해 2017년까지 135조원이 투입되는 공약 이행 가계부까지 발표한 바 있다. 공약이 아니더라도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복지분야를 중심으로 의무지출 예산이 앞으로 해마다 7%가량 증가하게 돼 있다. 그러나 세수 부족으로 재정여건이 지속적으로 나빠지면 공약 이행은커녕 정부가 의무적으로 감당해야 하는 복지수요조차 충족시키기 어렵다.

관리대상수지 기준으로는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째 재정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재정적자의 지속으로 국가부채가 증가하면 이는 다시 재정적자의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자칫 일본처럼 재정적자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악순환을 차단하려면 지금이라도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증세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증세 없는 복지 확대’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약속은 지켜질 수 없는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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