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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오바마와 아베를 위한 한-미-일 정상회담

등록 2014-03-26 19:00

한국과 미국, 일본 세 나라 정상이 25일(현지시각) 5년 반 만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북핵 문제를 전향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고,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는 여러 현안도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 처음 예상대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위한 자리가 됐을 뿐이다.

회담 주최자인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일 삼각 안보공조를 일정 부분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와 한-미-일 안보토의(차관급) 개최 등이 그 성과물이다. 6자회담과 관련한 각국의 접촉은 수시로 있는 터여서 세 나라가 구태여 수석대표 회의를 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오바마 대통령이 이 회의에 비중을 둔 데는 우리나라와 일본을 한자리에 앉히려는 의도가 크게 작용했다. 안보토의도 비슷하다. 안보토의 모임은 2008년 이후 5차례 열렸으나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권이 출범한 뒤에는 과장급 접촉만 한 차례 있었다. 아베 총리는 이와 관련해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미-일 동맹과 한-미 동맹의 상호보완성’을 강조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집단적 자위권 강화 등의 안보 의제를 미국의 지원 아래 공식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가 북핵 문제임에도 세 나라는 ‘북한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여건 아래 6자회담이 추진돼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만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 박 대통령이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수 있고 북핵 고도화를 차단하는 보장이 있다면”이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으나 ‘다양한 대화 재개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다’고 한 게 그나마 진전이다. 하지만 이번 회담 자체가 북한을 자극하는 요인이 되는 등 6자회담 재개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북한이 정상회담 시간에 맞춰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로 발사한 것은 좋지 않은 징후다.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우선 일본이 이번 회담을 과거사 문제와 관련한 통과의례 자리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일본에 대한 태도를 더 확실하게 해야 한다. 또 한-미-일 안보공조가 대중국 압박 시도나 일본의 재무장 강화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 더 중요한 것은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주된 동력은 우리나라에서 나와야 한다.

앞으로 한-일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전적으로 일본에 달렸다. 미국은 이와 관련해 건설적인 구실을 하기 바란다. 이와 별도로 북한 핵 문제의 해법을 찾는 일차적 책임은 우리나라에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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