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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증거조작 검사가 고작 ‘정직 1개월’이라니

등록 2014-05-01 18:49

대검찰청은 1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을 수사하고 재판을 담당했던 검사 2명을 징계해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했다. 그런데 징계 내용이 고작 정직 1개월이다. 중국 정부로부터 조작된 증거라는 모욕을 당하고도, 그저 ‘고의성이 없었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이다.

대검은 두 검사가 법정에서 “오해받을 수 있도록 표현했다”고 밝혔다. 속일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 검사의 공판 과정을 보면 그런 정도를 훨씬 벗어난다. 검찰은 지난해 국정원이 문서를 전달하기 전 외교 경로를 통해 문서를 요청했다가 중국 쪽으로부터 “발급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 두 달 뒤 국정원이 조작해 만든 기록을 재판부에 내면서 “공식적으로 받았다. 공문도 있다”고 말했다. 문서 발급을 거부당했는데도 마치 대검 요청에 따라 중국 기관이 정식으로 발급해준 것처럼 교묘하게 말을 꾸민 것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이 부분을 그저 검사의 직무태만으로 간주했다.

두 검사는 국정원의 불법수사에 제동을 걸지 못한 책임도 있다. 지난 25일 이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유우성씨의 여동생이 국정원에 불법구금됐고 회유에 의해 허위진술을 했다고 판단했다. 형사사법의 정의를 주도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현해야 할 검사라면 당연히 문제 삼아야 할 심각한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대검은 ‘증거 부족’을 들어 두 검사의 책임을 벗겨주었다.

설사 대검의 판단이 모두 맞다 하더라도, 정직 1개월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과정에서 보고 의무를 위반한 죄를 물어 윤석열 전 수사팀장에게 내린 징계가 정직 3개월이었다. 과거사 재심 사건 공판을 맡았다가 공판검사가 재배정되자 법정 문을 잠가 들어오지 못하게 한 뒤 무죄를 구형한 임은정 검사는 4개월 정직이었다.

현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검사들에게는 무거운 징계를 내리는 반면, 정권의 요구를 충실하게 따른 검사는 감싸고돈 것으로밖에 볼 수 없는 징계 내용이다. 이번 증거조작 사건이 세상에 드러남으로써 검찰과 국정원의 관계가 정상화하기를 기대했는데, 대검의 징계 내용은 그런 기대가 헛된 꿈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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