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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앞으론 눈물, 뒤로는 연행에 구속인가

등록 2014-05-19 18:27

세월호 참사 추모를 위한 주말 촛불집회에 참석했다가 연행된 시민 200여명 대부분을 형사처벌하기로 경찰이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과잉 대응이 아닐 수 없다.

17, 18일 서울 청계광장과 광화문 주변에서 벌어진 촛불집회와 행진은 전혀 폭력적이지 않았다. 청와대를 향해 거리행진을 하던 시민들도 시종 평화적이었다. 그렇게 막 해산하려던 시민들을 경찰들이 에워싸 아예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더니 몇 분 사이 잇따라 해산명령을 한 뒤 이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곧바로 연행했다. 애초부터 절차를 갖췄다는 시늉만 하려 했던 게 아닌지 의심된다. 연행 과정에서도 경찰은 주저앉은 여학생을 질질 끌고 가는가 하면 중학생 딸과 그 어머니까지 체포하려 덤비는 등 사뭇 힘을 과시했다. 수십년 동안 봤던 그 모습 그대로다. 세월호 참사에선 그토록 오랜 시간 굼뜨게 굴면서 단 한명의 생명도 구해내지 못한 권력이 참사에 분노하는 시민들을 끌고 가는 일에는 그렇게나 기민하고 단호했다.

그러고도 경찰은 연행된 시민 대부분을 입건하고 한두명은 구속까지 검토중이라고 한다. 대통령은 눈물까지 보이며 세월호 참사의 최종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말했지만, 정작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책임을 따지는 시민들의 입은 본보기로 틀어막겠다는 꼴이다.

경찰은 항의 목소리를 막겠다고 사람들의 통행까지 봉쇄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청와대 앞으로 향했던 9일 새벽, 경찰은 인도까지 막아가며 사람들의 청와대 방향 통행을 통제했다. 17, 18일에도 경찰은 서울 광화문 일대의 인도를 몇 시간씩 통제해 사람들이 오갈 수 없게 했다. 시민의 통행을 가로막고 급기야 소통까지 통제하겠다는 모습으로 비친다. 박근혜 정부의 민낯이 이런 것이라면 어떻게 그 눈물을 믿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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