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지 한달여가 되면서 진도 주민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고 한다. 자신들의 터전 앞바다에서 참사가 빚어지자 앞다투어 구조와 수색·방제 작업에 함께한 사람들이 이 지역 주민들이다. 생업을 팽개치다시피 하고 뛰어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실종자와 유가족들의 아픔을 달래는 데도 적극 나섰다. 생활에 불편을 겪어도 묵묵히 견뎌냈다. 하지만 시간의 무게 속에서 이들도 점점 지쳐가고 있다. 그런 만큼 진도 주민들의 고통을 덜어줄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진도 사람들은 무엇보다 세월호 기름 유출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침몰한 배에서 새어 나온 기름이 일부 바다를 오염시켰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특산품인 미역과 톳, 뜸부기 등의 판매가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방제 작업이 진행중이지만 판로 위축 현상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여기에다 2차 기름 유출에 대한 걱정도 나오고 있다. 세월호에는 모두 21만ℓ(범정부사고대책본부 추정치는 11만ℓ)의 기름이 실려 있다고 한다. 200ℓ짜리 드럼통 1000개를 채우고도 남는 양이어서 대량 유출이 일어난다면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또한 진도를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관광업체는 물론, 식당과 숙박업소들의 손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관광·식당·숙박 업종은 3만3000여명의 군민들이 생활을 꾸려가는 데 중요한 소득원 가운데 하나다. 진도와 주변 섬들을 잇는 뱃길이 축소되면서 섬 주민들의 불편도 이만저만한 게 아니라고 한다. 생활필수품 공급이 제때에 이루어지지 못하니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진도 주민들이 아직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그렇더라도 이들에게 도움이 될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에서 안산과 함께 진도를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한 뒤, 요식업체 등에 대한 금융지원과 세금 납부기간 연장 따위의 대책들을 내놓았다. 어제는 정부와 새누리당이 당정협의를 통해 추가지원 방안을 모색했다. 그럼에도 진도 주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대책은 되지 못하는 성싶다. 정부와 전남도, 진도군, 그리고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짜내야 한다. 진도 주민들을 ‘부수적 피해자’로만 여기지 않는다면 적절한 해법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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