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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중국 겨냥 ‘한-미-일 군사협력’ 위험하다

등록 2014-06-02 18:15

미국·일본과 중국 사이의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한-미-일 군사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자칫하면 대중국 봉쇄망을 강화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구상에 우리나라가 편입돼 한반도 북쪽뿐만 아니라 남쪽까지 동북아의 뇌관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미·일과 군사정보 공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실무그룹을 구성하기로 지난 31일 합의한 것은 섣부르다. 정부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된 정보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미·일의 의도는 그렇지 않다. 미국은 대중국 공동전선 구축을 위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안보협력 강화를 압박해왔다. 일본 역시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대한 발언권을 키우고 재무장의 속도를 내기 위해 우리나라와의 군사협력 강화를 바란다.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 자체가 동북아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를 일본한테서 얻어야 할 이유도 없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번 합의가 한-미-일 미사일방어(엠디) 체제 구축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가능성이다. 최근 미국 의회가 우리나라의 엠디 체제 편입을 압박하는 법률을 통과시킨 데 이어 미국 정부는 핵심 장비인 사드(THAAD·고고도 방어체계)를 주한미군에 배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의 핵심 수단인 패트리엇 미사일이 과거 주한미군에 먼저 배치됐던 것처럼, 우리나라로 하여금 사드를 사들이게 하여 한-미-일 엠디 체제를 완성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는 중국의 반발을 부를 것이 확실하다. 특히 중국을 겨냥한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등 한-미-일 엠디 체제가 진전되면 한-중 관계는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북한 핵 문제 등 한반도 관련 사안도 풀기가 더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정부의 태도는 명확하지 않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여건에서 사드가 필요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한-미 연합전력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면 사드 운영·유지 비용을 방위비 분담금에서 부담할 수도 있다’고 했다. 정부가 전시작전권 환수 연기와 한-미-일 엠디 체제 편입을 맞바꾸려 한다는 추측이 이어지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와 관련한 논의는 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정부는 사드 등 미국 엠디의 핵심 장비가 한반도에 배치되지 않도록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지금 해야 할 일은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아니라 북핵 문제의 해법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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