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13일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로 최양희 서울대 교수를 지명했다. 앞서 12일에는 안종범 새누리당 의원을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선임했다. 정부 경제팀의 교체 폭이 크지 않지만 핵심인 부총리와 경제수석이 바뀌게 됨에 따라 정책 수립과 집행에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경제팀 수장인 최 후보자와 안 수석이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한편으로 기대가 되면서 걱정이 많이 된다.
우리 경제 현안은 한둘이 아니다. 먼저 경제 활력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 1분기에 3.9%를 기록했던 성장률이 다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내수, 곧 소비와 투자의 둔화에 큰 원인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원화 가치의 가파른 상승세와 1000조원이 넘은 가계부채 등도 위험요소이다. 이런 문제를 풀어가려면 정부 안에서 이견 조율을 잘해야 함은 물론, 민간의 호응을 적절히 이끌어내야 한다. 최경환 새 경제팀은 그런 면에서 현 현오석 경제팀보다는 나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의 생각을 좀더 민첩하게 파악하고 재량권도 적잖이 행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현 부총리는 경제상황의 엄중함에 걸맞은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해 진작부터 교체 여론에 시달렸다.
최 후보자는 이를 의식해 정책을 세우고 시행하는 데서 속도를 높이려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고루 듣지 않은 채 독주를 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특히 규제완화를 두고 그럴 낌새가 엿보인다. 평소 감세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점 등도 걸린다. 그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며 사회기강을 세운다)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어서다. 박 대통령이 내건 주요 공약의 하나인 경제민주화가 정책과제로 되살아날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 최 후보자는 그동안 여기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와는 거리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