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가 군법무관으로 근무하던 3년9개월 내내 서울 소재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대학원에는 야간과정도 없었고, 정 후보자는 군 위탁교육생이 아니라 군 검찰관과 법무참모 등 정규 보직을 맡은 장교였다. 군인도 허가를 받아 대학원에 다닐 수는 있지만, 정 후보자의 군 인사기록에는 그런 허가나 절차를 거쳤다는 기록은 없다. 분명한 규정위반이다. 더구나 그는 서울 말고 강원도 화천과 경기도 용인에서도 근무했으니, 군법상의 위수지역 이탈까지 의심된다. 특혜와 편법을 거듭하면서 군복무를 대충 때운 게 아니냐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그런 행태가 법집행의 일선 책임을 지는 안전행정부 장관에 어울릴 수는 없다.
정 후보자의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집필한 <대한민국 헌법 이야기>에서 4·3사건을 두고 “공산주의 세력의 무장봉기”라고 표현했다. 경찰과 서북청년단 등이 제주 양민을 학살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도 4·3사건을 두고 “공산주의자가 일으킨 폭동”이라고 말했다. 역사적 진실을 외면한 채 편협하고 왜곡된 생각에 갇힌 데서 비롯된 망언들이다. 정부는 이미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고 있고, 4월3일을 국가추념일로 지정한 터다. 국무총리는 이 법에 따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맡는 4·3위원회의 당연직 위원장이고, 안전행정부 장관도 당연직 위원이다. 안행부는 이 특별법의 주무부처이기도 하다. 그런 자리에 잘못된 역사관을 가진 이를 앉힌다면 제주도민과 국민에게 더 깊은 상처를 입히는 것이 된다.
정 후보자는 또 자신의 논문을 베껴 다른 학술지에 싣기도 했다. 1991년과 1993년 사이 그랬고, 2005년과 2006년 사이에도 ‘자기 표절’을 저질렀다. 대표적인 헌법학자로서 윤리에 문제가 있는 것은 물론 위법까지 의심된다. 그런 이를 왜 굳이 안전행정부 장관으로 기용하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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