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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도 넘은 MBC의 방자함

등록 2014-07-09 18:42

<문화방송>(MBC)의 행태가 갈수록 가관이다. 공영방송의 정상적인 모습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방자함의 연속이다. 문화방송은 8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의 방문을 출입문에서부터 막았다. 로비에도 들여보내지 않고 문전박대한 것이다. 국민의 공분을 산 세월호 참사 보도에 대해 반성하는 마음이 손톱만큼이라도 있다면 할 수 없는 짓이다.

문화방송은 7일 열린 세월호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에도 막무가내로 참석하지 않았다. 문화방송은 “사안이 있을 때마다 언론사 편집 담당자들이 출석하여 보고하게 된다면 이는 자칫 언론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며 언론자유 침해 우려를 국회 출석 불응의 이유로 댔다. 그러나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는 문화방송이 언론자유를 들이밀며 뻗댈 곳이 아니다. 세월호 참사는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반적인 사안이 아니라 국가적 재난이다. 눈앞에서 수백명의 어린 목숨이 바닷물 속에 잠겼다. 정상적인 국가에서라면 일어날 수도 없고 일어나서도 안 되는 재앙이다. 참사가 벌어지는 중에 반복해서 ‘단원고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틀어댐으로써 재난 증폭에 일조한 것이 문화방송이었다. 그런 보도에 대해 경위를 따지지 않는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정당한 절차를 밟은 국회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건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 언론자유라는 방패는 국민의 요구를 쳐내는 데 써먹으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오죽했으면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이 “엠비시가 부끄러워서 못 나오는 줄 알았는데, 사유를 보니 ‘내가 뭘 잘못했느냐’ ‘너희가 뭔데 우릴 건드려?’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겠는가.

문화방송이 국가기관의 요구와 명령을 무시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문화방송은 지난달 2012년 파업 중 해고된 언론인 6명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을 받고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법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태도다. 정권의 신임만 받으면 된다는 것이 경영진의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그런 오만함이 머잖아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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