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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부적격 장관들’ 임명은 ‘위험한 선택’ 될 것

등록 2014-07-13 18:26

국회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 김명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 정성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등 3명은 청문회 과정에서 자질과 자격이 없음이 이미 분명해졌다. 그런데도 이들은 자진사퇴를 미적대고, 청와대도 아직 지명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구해 이들의 임명을 강행하려 할 것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그렇게 한다면 국회와 정면대결하고 민심을 거스르는 꼴이 될 것이니 위험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문제된 후보자들이 박근혜 정부의 동력은커녕 걸림돌이 됐다는 데 대해선 여당 안에서조차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명수·정성근 후보자 불가론이 파다하다. ‘새누리를 바꾸는 혁신위원회’의 이준석 위원장은 13일 이들 부적격 후보자들과 임명권자의 “책임 있는 결단을 강력 촉구한다”고 밝히면서, “국민은 청문회 과정에 대한 당과 청와대의 대응을 지켜보면서 혁신에 대한 실천 의지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부적격자의 임명을 강행하다간 세월호 참사 이후 내건 국가개조나 혁신 따위 정국돌파용 ‘구호’마저 의심받고 흔들리게 된다는 내부 지적이다. 그렇게 국민 신뢰를 잃고 여당 안에서도 응원을 받지 못하는 내각이 국정 운영의 동력을 갖추긴 힘들다. 그로 인한 혼란과 지체는 당장 장관 두어 자리의 공백보다 훨씬 크고 심각한 일이 된다.

박 대통령이 심각한 ‘불통’으로 지금보다 더한 외면을 받는 일도 피하기 어렵게 된다. 애초 이들 후보자에 대한 사퇴 여론이 비등했을 때 박 대통령은 “일단 청문회를 보고 판단하자”고 주장했다. 이들의 청문회 과정에서 위증 따위 도저히 용인하기 힘든 문제들이 추가로 드러나고 여론이 더 악화한 데 대해 이제 박 대통령이 입장을 내놓아야 하게 됐다. 지금 와서 아무런 문제도 없는 양 이들의 임명을 강행한다면 야당과 국민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다. 어렵게 마련한 소통과 대화의 정치도 또다시 실종된다.

그러잖아도 때 아니게 ‘조기 레임덕’까지 거론되는 터다. 새누리당의 요즘 속내를 보면 14일 전당대회에서 새로 뽑힐 여당 지도부가 이제까지의 수직적 일방통행식 당청관계를 그대로 답습하지도 않을 것 같다. 사정이 이런데도 박 대통령이 또다시 일방통행을 고집한다면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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