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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권력 중심부 겨냥한 시진핑의 ‘반부패 칼날’

등록 2014-07-30 18:21수정 2014-07-30 22:36

중국 공산당이 29일 저우융캉 전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례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밀어붙이는 부정부패 척결운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중국 권력구조의 정점에 있다. 상무위원들은 일종의 면책특권을 보장받아 사법처리된 적이 없다. 저우융캉은 바로 직전 지도부인 후진타오 집권 2기에서 9명의 상무위원 가운데 한명이었다. 저우융캉에 대한 조사 결정은 부패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지만 권력투쟁의 성격도 갖는다. 시 주석으로서는 2017년 있을 권력 연장 절차를 앞두고 확고한 정치세력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는 기존의 집단지도체제 관행을 깨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중국의 부패 문제는 어느 나라보다 심각하다. 최근 ‘상위 1% 가구가 중국 국내 자산의 3분의 1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위 25%는 1%만 갖고 있다’는 공식 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인들이 ‘잘사는 사람의 대부분은 백성의 고혈을 짜 재산을 모았을 것’이라는 등으로 반응한 것은 여론의 동향을 잘 보여준다. 지도부도 이를 잘 안다. 시 주석 취임 이후 반부패 칼날에 낙마한 장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는 40명에 육박한다.

중국의 부패 문제는 공산당 독재와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점에서 해결이 쉽지 않다. 관료 우위 체제는 부패로 쉽게 이어지며, 관료들은 공산당원이거나 공산당의 통제를 받는다. 당 관료가 민간기업 간부를 겸직하는 경우도 적잖다. 부정부패 척결운동이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려면 당내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공산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정치민주화가 진전돼야 하지만 중국 지도부는 민주화에 소극적이다.

중국의 부패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이 안정되지 않으면 지구촌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에서 확인했듯이 우리 사회도 심각한 부패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는 중국의 지금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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