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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박영선 비대위, 치열성과 파격으로 승부를

등록 2014-08-05 18:33

7·30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이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고 당 혁신을 향한 시동을 걸었다. 박 위원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당 내외 인사를 아우르는 비대위 구성, 생활정치 실현, 공천제도 개혁 등의 활동 방향을 밝혔다. 비대위의 명칭도 국민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뜻에서 ‘국민공감혁신위원회’로 정했다.

박 위원장이 당을 위기에서 구할 구원투수로 등판을 하기는 했지만 앞날이 썩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무엇보다 지금의 야당 상황은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정도로 총체적 난국에 휩싸여 있다. 체질 개선, 계파 구도 타파, 조직 정비, 새로운 노선과 정책 수립 등 과제들은 산적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게 없다. 그만큼 박 위원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박 위원장에게 쏟아지는 많은 조언과 주문에 하나를 덧붙인다면, 무엇보다 ‘치열성과 파격’을 염두에 두라고 말하고 싶다. 야당은 언제부턴가 당면한 상황에 대한 절박감도, 집권을 향한 의지도 없는 지리멸렬한 당이 돼버렸다. 지금 당장은 선거 패배 직후여서 반성과 혁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흐지부지 관성과 타성의 늪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크다. 박 위원장의 임무는 무엇보다 조직의 긴장성과 치열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과정에서 큰 혼란과 혼선이 빚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을 두려워할 일은 아니며 이를 창조적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이 바로 박 위원장의 책무다.

당장 발등의 불로 떨어진 노선 갈등 문제부터 마찬가지다. 당의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은 피할 수도 없고 피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선명 야당이냐 중도 진보냐 하는 논쟁이 구체적인 알맹이도 없이 관성적인 말싸움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그런 수박 겉핥기식 싸움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안 하나하나를 놓고 합리적 근거를 제시하며 제대로 된 논쟁을 벌여야 한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끝없이 되풀이되는 정체성 논란에 마침표를 찍기 바란다.

국민을 감동시키는 신선한 충격이야말로 지금 야당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며, 박 위원장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도 그런 대목이 아닐까 싶다. 당장 비대위의 구성부터 적당히 계파를 안배하고 섞어서 구색을 맞추는 식으로는 국민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한다. 단순한 충격요법을 겨냥한 깜짝쇼는 경계해야 하겠지만 야당도 이제 식상함과 구태의연함의 늪에서 빠져나올 때가 됐다. 박 위원장의 분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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