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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김성주 총재 선출…적십자사를 우롱하는 ‘뚱딴지 인사’

등록 2014-09-24 18:21수정 2014-09-25 14:37

2012년 10월12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김성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창광 기자
2012년 10월12일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김성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강창광 기자
[사설]
새누리당 대선 선거대책위원장을 지낸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대한적십자사(한적) 차기 총재로 선출됐다. 김 신임 총재는 역대 최연소(57살) 총재이자 첫 기업인 출신 총재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당선을 위해 동분서주했던 사람이 한적 총재라는 중대한 자리에 앉았다는 점에서 또다시 보은인사냐는 논란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김 신임 총재는 한적 업무와는 무관한 기업인 출신이어서 정도가 더 심각하다.

한적은 대통령이 명예총재를 맡고 국무총리가 명예부총재를 맡는 사실상 준정부기구다. 구호사업과 사회봉사사업을 위주로 한다지만, 분단 상황에서 남북 사이의 중요 창구 구실을 해왔다. 이산가족 상봉 같은 인도주의 사업을 고리로 삼아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대화의 활로를 여는 데 꼭 필요한 통로가 한적이었다. 그래서 역대 정부에서 한적 총재는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원만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신임과 인격적 덕망이 있는 원로들이 맡았다. 과거 서영훈 총재나 한완상 총재 등이 그런 역할을 수행한 인물들로 꼽힌다. 그런 점에서 보면 김 신임 총재는 여러모로 자격 미달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김 총재가 세이브더칠드런이나 월드비전 이사를 지냈다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을 운영한 사람이다. 스스로 자수성가형 성공을 이뤘다고 말하고 있으나 대성그룹 막내딸로서 받은 혜택을 빼놓고 그의 성공을 이야기할 수 없음은 물론이다. 김 총재는 오히려 대선 선대위원장을 지내며 엉뚱한 발언으로 빈축을 샀던 사람이다. “경제민주화를 강제로 하는 것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둥 “나는 영계를 좋아한다”는 둥 하는 몰상식한 발언으로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켰다. 아무리 봐도 한적 총재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이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충성하면 보답한다는 박근혜식 인사의 공식을 따랐다. 그 결과는 매번 자리와 인물의 어처구니없는 부조화다. 한적 위상 추락으로 이어질 게 뻔한 ‘내 맘대로 보은인사’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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