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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국회까지 무시하는 상지대 김문기 부자

등록 2014-10-27 18:35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상지대 총장 김문기씨와 김씨의 차남인 전 상지학원 이사장 김길남씨가 지난 8일에 이어 27일에도 연거푸 국정감사장에 출석하지 않았다. 도대체 뭘 믿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까지 무시하는 것인지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김씨 부자의 국정감사 출석 거부 사유와 행태를 보면 그 천연덕스러운 오만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김문기씨는 중국 출장을 이유로 들어 지난 8일 국회에 출석하지 않았고, 김길남씨는 치과 진료를 받는다는 이유를 댔다. 27일에도 두 부자는 각각 중국 다롄 출장과 치주염 치료를 이유로 내세워 끝내 출석하지 않았다. 더 가관인 것은 김문기씨의 경우 중국 쪽 초청 기간(10월23~28일)에 학교에 있거나 국내의 여러 행사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사실이다. 엉터리 사유를 붙여 국정감사 출석을 회피한 것임이 분명하다.

김문기씨는 상지대 이사장으로서 온갖 부정비리를 저질러 1993년 구속되고 대학에서 쫓겨났던 인물이다. 그런 사람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도움을 받아 결국 옛 자리를 되찾았다. 김길남씨는 지난 3월 이사장에 올랐고, 7월엔 김문기씨가 이사에, 이어 8월에는 다시 총장 자리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이사장의 직계 존비속이 총장을 맡지 못한다는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김길남씨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차남 김씨는 형식적으로만 사퇴했을 뿐 등기부에 여전히 이사장으로 남아 있다.

김문기씨는 과거 ‘사학 비리 1호’답게 총장에 복귀하자마자 총학생회 간부를 돈으로 매수해 상지대 교수와 학생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1세기 대학에서 과거 군부독재 시절의 ‘프락치 공작’과 유사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상황이 이 정도인데도 김씨 부자가 국회를 무시하고 버티는 데는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대목에서 교육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김씨가 총장으로 선임된 뒤 ‘부적절하다’며 말로만 사퇴 촉구를 했을 뿐 그 뒤로 적극적인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10일까지 상지대가 정상화되지 않으면 이사회 감사, 임시이사회 파견을 결단하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변했으나, 여전히 수수방관이다. 그사이 학생 매수와 학내 사찰 사건이 터졌다. 이러니 정부가 ‘사학 비리’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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