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능 또 출제 오류, 신속한 수정과 엄중한 책임을

등록 2014-11-17 18:30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 오류의 후폭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2015학년도 수능에서 또 사고가 터졌다. 난이도 조절 실패로 가뜩이나 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는데 출제 오류까지 재발했으니 교육당국의 책임이 더 엄중해졌다.

올해 수능 영어 25번 문항은 잘못이 명백해 보인다. 오류 여부는 ‘2%’에서 ‘20%’로 증가한 것을 표현할 때 ‘18% 올랐다’고 해야 하는지 ‘18%포인트 올랐다’고 해야 하는지에 달렸는데, 백분율을 나타내는 두 수치의 차이를 말할 때 ‘%포인트’ 단위를 쓴다는 건 상식이다. 영어 문제집에서 ‘%’와 ‘%포인트’를 혼용하고 있다는 등의 반론은 온당치 않다.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항 오류에 대한 항소심 판결대로, 수능 문제에서 정답과 오답을 판단하는 기준은 객관적 진실이어야 한다.

출제 오류 논란이 일고 있는 다른 문항들도 이 기준에 따라 정확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과 생활과 윤리 7번 문항 등에 이의 제기가 잇따랐는데, 해당 학회를 비롯한 전문기관의 책임있는 의견 표명이 나오길 바란다.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항에 이상이 없다’며 교육당국의 손을 들어준 관련 학회는 결국 망신을 샀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출제 오류를 선뜻 인정하지 않고 법정으로 끌고 갔다가 1년 만에 패소한 쓰라린 경험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사 복수의 문항에서 출제 오류가 확인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더라도, 보신주의를 버리고 과단성 있는 대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귀중한 1년을 허비하는 안타까운 사태가 결코 반복돼서는 안 된다.

평가원은 24일 최종 정답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이후에는 원인과 책임 소재를 가리는 수순도 필요하다. 여기에는 지난해 출제 오류와 잇따른 난이도 조정 실패 문제도 포함돼야 한다. 올해엔 오류를 막기 위해 검토 과정을 강화했다더니 또 실패를 반복한 걸 보면 평가원의 시스템에 큰 고장이 나 있는 게 분명하다. 수험생의 혼란과 실제 피해는 막대한데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것도 문제다. 성태제 전 평가원장은 지난해 출제 오류와 사후 대처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일련의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에 나섰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어물쩍 넘어가면 된다고 여길지 모르나, 그런 자세로는 유사한 사태의 재발도 막지 못할뿐더러 땅에 떨어진 교육당국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