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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방산비리 수사, 깃털 아닌 몸통을 겨눠야 한다

등록 2014-11-21 19:21

‘방위사업 비리 합동수사단’이 21일 출범했다. 검찰을 중심으로 국방부, 경찰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분야별로 사정을 맡은 거의 모든 정부기관이 참여한 사상 최대 규모 수사단이다. 정부의 의지가 느껴지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내려면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합수단은 ‘방위산업체 비리’에 초점을 맞추려는 듯하다. 납품 계약과 관련한 기밀 유출과 뇌물 수수, 시험성적서·세금계산서 등의 위·변조와 허위자료 제출, 불법적 브로커 활동 등이 그것이다. 실제로 이런 비리는 손꼽기 어려울 정도로 만연해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비리 의혹만 해도 31개 전력증강사업에서 47건에 이르며, 국방부도 이 가운데 다수에서 비리 가능성을 인정한다. 세월호 사건으로 불거진 통영함의 경우 2012년 9월 진수식을 했으나 거액의 뇌물이 오간 불량부품 납품 등으로 여태껏 제대로 배 구실을 하지 못하는 상태다.

하지만 이 정도의 수사에 그쳐서는 안 된다. 더 심각한 것은 해외 무기 도입과 관련한 비리다. 해외 무기업체들이 군 출신 무기중개상을 통해 얻은 기밀과 강한 로비력을 토대로 계약을 따낸 뒤 가격을 부풀리는 것이 패턴처럼 돼 있다. 해외 업체는 납품 기일 등을 어기더라도 대개 제재에서 벗어난다. 게다가 국내 개발 무기 사업이 보통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인 데 비해 해외 무기 도입 사업은 수조원대에 이른다. 무기와 관련된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도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 정책이 합리적이지 못하고 그때그때의 정치적 분위기나 결정권자의 섣부른 판단에 좌우된다면 비리 구조가 온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7조3000억원 규모의 차기전투기 도입 사업의 협상대상자가 갑자기 바뀐 경위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방위사업 비리는 구조화한 성격과 비밀성 등에서 지난해 가을 중간수사 결과가 발표된 원전 비리에 비견된다. 당시 검찰은 납품 비리와 서류 위조 등에 초점을 맞췄을 뿐 원전 계획과 건설 때부터 시작되는 이권 구조 척결에 대해서는 손을 놓았다. 이후 원전 비리가 근절됐다고 보는 이는 아무도 없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도 그런 식이어서는 안 된다. 필요하다면 외국 수사기관과의 공조도 추진해야 한다.

지금 국민은 쏟아지는 군 인권 문제와 방위사업 비리 등을 지켜보면서 ‘군이 내세울 게 도대체 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수사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과 더불어 군의 비장한 각오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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