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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이희호 방북’과 ‘나진 경협’, 남북관계 전환 계기로

등록 2014-11-23 18:29수정 2014-11-23 20:40

남북이 여러 사안을 두고 대치하는 가운데서도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남북 당국이 이들 계기를 잘 살려 새로운 남북 관계를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의 방북은 남북 당국의 대화 의지를 가늠해볼 좋은 기회다. 이씨는 육로로 평양으로 가 두 곳의 어린이집과 애육원을 방문하기로 지난 21일 남북 관계자 접촉에서 합의한 상태다. 방북이 이뤄지면 이씨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적잖다. 남북 사이 대화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자연스런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남북 당국은 이씨의 방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도록 최대한 협력해야 할 것이다. 방북 시기를 아직 합의하지 못했으나 정세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 이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를 넘기지 않는 게 좋겠다.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시범운송 사업은 남-북-러 경협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캔 유연탄 4만500톤(400만달러어치)이 철도로 하산을 거쳐 24일 북한 나진항으로 온 뒤 중국 국적의 배로 옮겨져 29일 밤 경북 포항에 도착하는 내용이다. 이 프로젝트의 주체는 북-러 합작사인 나선콘트란스이며, 정부는 앞으로 이 회사의 러시아 지분 절반 정도를 사들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세 나라가 모두 혜택을 볼 수 있는 새 경협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가 이 프로젝트 참여를 두고 5·24 조처의 예외라고 말하는 데서 보듯이 5·24 조처는 이미 현실성을 잃고 있다.

지금 남북 관계는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북 전단 살포 문제 등으로 고위급 접촉이 무산된 이후 남북 당국은 최근 북한 인권 문제를 두고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연평도 포격 4돌(23일)을 앞두고 각자 대규모 군사훈련을 벌이기도 했다. 핵 문제를 풀기 위한 관련국들의 6자회담 재개 노력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른 시일 안에 전기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교착된 한반도 정세가 더 굳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구도는 빨리 바뀌어야 하며 그만큼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이 중요하다.

북한은 최근 대러 관계 강화에 부쩍 공을 들인다. 김정은 체제에서 북-중 정상회담보다 북-러 정상회담이 먼저 열릴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북한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나라는 러시아나 중국이 아니라 한국이다. 남북 관계는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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