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23일 4대강 사업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으며 일부 보완만 하면 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부실 조사에 부실 평가라는 비난을 피해가기 힘들어 보이는 결론이다.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시민단체와 전문가를 배제한 채 이해관계가 있는 학회·기관 중심으로 꾸려진 조사위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이런 결론이라면 4대강 사업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위가 4대강 사업의 시설 안전과 사업 효과에 대해 앞뒤 안 맞는 판단을 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조사위는 4대강 16개 보 가운데 6개 보의 물받이공에서 물이 새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조사위는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냈다. 또한 조사위는 보와 준설로 물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판단해, 4대강 사업이 녹조현상의 원인임을 인정했다. 4대강 사업으로 조성된 생태공원과 생태하천으로 오히려 생물의 서식처가 훼손됐음도 인정했다. 그런데도 조사위는 결론에서는 전체적으로 보아 4대강 사업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 여당의 주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조사위의 발표 내용을 하나하나 따져보면 부실투성이 조사에 억지 결론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조사위 스스로도 “일부 조사항목에서 시간과 경비의 제약으로 충분히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특히 정치적·사법적 판단 영역에 속하는 사항은 평가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혀, 조사위의 조사가 원천적으로 한계가 있었음을 자인했다. 새누리당은 이 조사로 마치 4대강 의혹이 다 해소된 양 주장하고 있으나, 오히려 국정조사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4대강 사업은 22조원이나 들여 조상 대대로 내려온 강을 파헤친 자해적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추진한 경위를 규명하고 책임자를 가려내는 일을 더 미룰 수는 없다. 국회는 시민사회와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기구를 구성해 모든 의혹을 밝히고 훼손된 강의 복원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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