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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쌍용차 신차 출시·해고자 복직 함께 풀길

등록 2015-01-16 18:45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경기도 평택 쌍용차공장의 70m 굴뚝 위에서 32일째 고공농성을 벌이던 13일. 쌍용차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소형 스포츠실용차(SUV) ‘티볼리’를 처음 공개하고 판매 개시를 알리는 행사를 열었다. 바로 다음날 평택공장에서는 쌍용차의 주주와 해고노동자를 대표하는 두 사람의 만남이 이뤄졌다.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의 면담 요청을 들어준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이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와 더불어 해고자 복직의 길도 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쌍용차는 4년 만에 내놓는 신차인 티볼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듯하다. 2010년 마힌드라로 주인이 바뀐 뒤 처음 나오는 신차 개발 투자의 성과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쌍용차의 포부도 크다. 티볼리의 성공적인 판매로 ‘국내 레저용 차량의 선두주자’라는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쌍용차의 포부는 대대적인 신차 판촉활동만으로 실현되기는 어렵다. 2009년에 벌어진 대규모 정리해고의 생채기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 사태는 쫓겨난 노동자들이나 그 가족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의 아픔이자 마음속의 짐이다. 그동안 해고자와 가족 26명이 목숨을 던지거나 잃었다. 언제 어디서 또 희생자가 나올지 조마조마하다. 이들에겐 복직 이외에는 삶을 이어갈 길이 없다. 일차적으로는 쌍용차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우리 사회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는 신차 판매의 성공보다 해고자 문제의 해결이 더 빠른 길인지도 모른다.

가수 이효리씨를 비롯한 유명 인사들도 해고자 복직을 전제로 신차 홍보에 자발적으로 나서겠다고 한다. 쌍용차로서는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엄청난 광고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다.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쌍용차를 겨냥해 해고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쌍용차 챌린지’가 시민사회를 넘어 정치권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신차 발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마힌드라 회장은 특별히 따로 일정까지 내서 해고노동자 대표를 만나고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쌍용차의 흑자 전환을 해고자 복직의 전제조건으로 달았다니 아쉽다. 해고자 문제를 비용이 아닌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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