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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반도 긴장 고조 조짐, 방치해선 안 된다

등록 2015-02-01 18:37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질 조짐을 보인다. 반면 남북 및 북-미 대화는 거친 신경전 속에서 입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3월 초 시작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둘러싸고 정세가 크게 나빠졌던 예년의 사례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 관영언론은 31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미군을 직접 겨냥한 공·해군 합동훈련을 시찰하면서 “미친개들(미국)과는 더는 마주앉을 용의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 ‘북한 붕괴’ 발언을 한 데 대한 정면 대응이다. 특히 북한의 훈련은 원산 앞바다의 한 섬을 미국 항공모함으로 설정해 공중과 바다에서 타격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이런 식의 대미 무력시위는 드문 일이다. 북한의 태도는 한-미 연례 훈련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긴장을 높이려 한다는 점에서 잘못이다.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되면 자신이 더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음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오바마 대통령의 ‘북한 붕괴’ 발언 이후 미국 고위 관리들의 비슷한 언급이 잇따르는 것도 문제다. 서울을 방문한 로즈 고터멀러 국무부 군비통제 국제안보 담당 차관은 30일 “(1월 초 대북제재) 행정명령을 통해 대통령의 생각이 분명히 나타났다”고 밝혔다.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담당 차관도 29일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이 대북 압박과 대화라는 ‘투 트랙’ 접근을 한다면서도 실제로는 대화에 별 뜻이 없음을 보여준다.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30일 중국에서 북한 대표와 만나려 했으나 북한이 응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북한은 거꾸로 성 김 대표의 평양 방문 제안을 미국이 거부했다고 1일 주장했다.

우리 정부의 책임도 적잖다. 한반도 긴장 고조는 남북 관계의 수준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남북 당국이 서로 상대의 ‘선행동’을 요구하는 가운데 1월 남북 대화는 물 건너갔으며 2월에도 접촉이 이뤄질지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무조건 회담장으로 나오라고 북쪽에 요구하지만, 주고받을 내용이 분명하지 않다고 북쪽이 판단한다면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런 ‘불확실성 게임’을 중단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긴장 고조가 불을 보듯 뻔한데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일종의 직무 유기다. 이래서는 모든 통일 논의가 현실성을 잃는 것은 물론 핵 문제 해결 전망도 어두워진다. 정부는 해마다 비슷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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