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감시대상한테 ‘검은돈’ 챙긴 시민단체 대표

등록 2015-02-05 18:34수정 2015-02-05 22:03

투기자본감시센터의 장화식 공동대표가 단체의 주요 감시대상인 론스타코리아의 유회원 전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3일 검찰에 체포됐다.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시민단체의 대표가 몰래 ‘검은돈’을 받고 이후에도 버젓이 활동을 계속했다니 귀를 의심할 만큼 충격적이다.

드러난 바로는 그 행태나 죄질이 매우 나쁘다. 장 대표는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론스타 대표의 구속과 엄중 처벌을 앞장서 주장하다가 2011년 9월 유 전 대표가 법정구속되자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내주겠다며 8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돈을 준 쪽 말로는 장 대표가 먼저 돈을 요구했을뿐더러 돈을 주지 않으면 처벌 요구 집회를 계속할 것이라고 압박을 가했다는 것이다. 집행유예로 석방되면 수억원을 더 받기로 약속했다는 정황도 있다. 공갈과 협박, 회유 따위 행태 하나하나가 파렴치하기 짝이 없다. 앞에선 투기자본의 행태를 비난하면서 뒤로는 이를 무기로 검은 뒷거래를 한 이런 행태야말로 시민운동을 더럽혀 제 호주머니를 채운 악성 범죄다.

장 대표는 이 돈이 “외환카드에서 해고된 이후의 임금에 대한 보상금”이라고 주장한다지만 어처구니없는 변명일 뿐이다. 정당한 보상이라면 몰래 받을 이유도 없고, 비판을 계속하겠다느니 말겠다느니 을러댈 까닭도 없다. 동료 해고자들을 둔 채 몰래 챙긴 범죄수익을 두고 그렇게 우긴들 정당한 돈이 될 리도 없다. 다른 사람이 접근할 수 없는 가상계좌로 돈을 받아 대부분 개인 용도로 썼다니, 개인의 범죄적 일탈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이번 일로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물론 시민운동 전체의 신뢰에도 큰 흠집이 나게 됐다. 센터는 장 대표를 파면하고, 이번 일과 관계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한구석에서 이런 범죄가 벌어졌는데도 몰랐다면 그것만으로도 반성해야 할 일이다. 시민단체가 도덕성과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동료 시민들이 시민운동에 더는 힘을 보태지 않을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운동은 자기 통제와 점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