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오피니언 사설

[사설] ‘하베스트 의혹’ 최 부총리 증언 불가피하다

등록 2015-02-24 01:22

한국석유공사가 2009년 10월 캐나다 하베스트사를 인수하는 과정에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개입한 단서가 또 나왔다. 23일 <한겨레>가 김제남 의원(정의당)으로부터 받은 감사원의 석유공사 감사 자료를 보면,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인수를 결정할 당시 강영원 사장은 지식경제부 장관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고 수차례 증언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지경부 장관이었던 최 부총리는 지금까지 하베스트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인 보고나 지시를 주고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와 배치되는 주장인 것이다. 자원개발 국정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회 특위가 최 부총리를 불러 따져야 할 대목이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는, 자원 공기업을 통틀어 역대 최대 투자이며 이명박 정부 자원사업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힌다. 애초 하베스트의 상류사업(석유 탐사·생산)만 인수하려다 부실 자회사가 운영하던 하류사업(정유시설·판매)까지 떠안는 바람에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4조5천억원가량이나 투자했으나 이미 확정된 손실만 1조5천억원을 넘어섰고, 추가적인 손실도 불가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100% 정부 출자기업인 석유공사의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의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정부는 석유공사 경영진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하베스트 투자와 관련해 ‘석유공사 사장과 대화조차 나눈 적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을 했다가 나중에 다른 증언과 정황증거들이 나오자 “5~10분 보고를 받은 기억은 있다”고 말을 바꾸었다. 그러고서도 ‘책임질 일 없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지도·감독 부실에 대한 책임조차 부인할 정도다.

최 부총리와 지경부에 대한 감사원의 조처 또한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다. 강영원 전 석유공사 사장이 수차례 지경부 장차관에게 보고했다는 증언을 했는데도 감사원은 사실 여부를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 올해 1월 강영원 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 자원개발 사업의 엄청난 문제점을 일찌감치 알고서도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책임 추궁 노력을 게을리했다. 그 결과 이미 수조원의 예산 낭비가 예상되는데도 아무도 책임질 사람이 없다. 하나 마나 한 감사, 솜방망이 징계는 감사원의 직무 유기다.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 특위의 조사가 더욱 무게를 지닐 수밖에 없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많이 보는 기사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1.

윤석열이 연 파시즘의 문, 어떻게 할 것인가? [신진욱의 시선]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2.

“공부 많이 헌 것들이 도둑놈 되드라” [이광이 잡념잡상]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3.

‘단전·단수 쪽지’는 이상민이 봤는데, 소방청장은 어떻게 알았나?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4.

극우 포퓰리즘이 몰려온다 [홍성수 칼럼]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5.

‘영혼의 눈’이 썩으면 뇌도 썩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