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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아시아투자은행 가입, 머뭇거릴 이유 없다

등록 2015-03-15 18:38

미국의 맹방인 영국이, 중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반대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설 회원국으로 전격 참여하기로 했다. 영국의 아시아투자은행 참가는 중국의 강력한 참여 요청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 확실하다.

영국이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 주도의 세계 금융기관에 참가하는 것은 몇 가지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다. 미국은 그동안 중국의 급부상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우방국에 중국 주도의 아시아투자은행 참가를 자제하도록 요구해왔다. 그런데 가장 큰 구멍이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전략에 이제까지 가장 발을 잘 맞춰온 영국에서 발생했다.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중시하는 영국이 미국의 중국 봉쇄전략에 무조건 따라가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다.

국제경제적으로도 아시아투자은행의 출범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에 대한 대항과 견제의 의미를 지닌다. 중국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에서의 지분 확대를 요구하다가 봉쇄되자, 아시아투자은행, 브릭스(BRICs)은행 설립 등의 대안적인 국제금융기구를 추진해왔다. 앞으로 국제금융 분야에서도 미-중 사이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게 분명하다.

영국의 참가는 영국에만 그치지 않고 그동안 참가를 자제해왔던 나라들에 참가 도미노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도 영국의 결정에 강한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실제, 영국이 참가를 선언하기 전까지 가입을 표명한 나라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뉴질랜드를 제외하면 존재감이 없는 나라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영국의 참여를 계기로 우리나라와 오스트레일리아가 참가 가시권 국가로 꼽히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토니 애벗 총리는 14일 이번주 중 참가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에서도 영국을 뒤따라 프랑스, 룩셈부르크가 다음 차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그간 ‘경제적 이익을 고려해 참가하자’는 경제 부처와 ‘동맹국의 의사를 중시해 유보하자’는 외교부의 의견이 갈린 채 결정을 미뤄왔다. 하지만 영국조차 참가를 결정한 마당에 더 이상 주저할 이유가 없다. 아시아 지역의 개발은 우리나라 경제 이익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만큼, 오히려 적극 참여해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은행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투명성과 환경에 대한 우려에 대해선 적극 개선 노력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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