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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종편 특혜가 낳은 ‘팔 비틀기’ 광고 영업

등록 2015-03-17 18:38수정 2015-03-17 18:38

종합편성채널 <엠비엔>의 광고영업을 대행하는 회사(미디어렙)가 광고영업을 위해 기자를 동원하고 방송 편성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엠비엔 광고판매대행사인 엠비엔미디어렙의 영업일지에서 이런 내용이 드러나자,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에 나섰다. 방송의 공익성 원칙에 당연히 어긋나는 일이다. 엠비엔의 빗나간 영업 행태는 종편 전체의 행태에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

방송은 편성과 광고영업의 칸막이가 무너졌을 때의 폐해가 다른 매체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 방송 카메라를 들이대고 을러서 광고를 따려 할 때 취재원이 느낄 압박감을 상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방송은 공공 자산인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공적 책임이 훨씬 크다. 이런 까닭에 많은 언론학자들은 애초 종편에 개별 광고영업을 허용하지 말고 공영 미디어렙 또는 1~2개 미디어렙을 여러 회사가 함께 이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는 종편사의 로비에 기운 탓인지 이런 의견을 듣지 않고 정반대의 특혜 입법을 했다. 종편사들은 3년간 직접 광고영업을 한 뒤, 지난해부터는 각각 별도의 미디어렙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유출된 엠비엔미디어렙 영업일지를 보면, 종편사 기자나 편성 부서가 미디어렙 영업팀과 손발을 척척 맞춘 듯한 모습이 엿보인다. 마치 종편사 내부에 광고국을 둔 듯하다. 편성과 광고영업 기능 사이에 최소한의 칸막이마저 사라진 꼴이다. 일찍이 법제화 방향을 잘못 잡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보도와 편성마저 왜곡되리라는 것을 뻔히 예상할 수 있다.

방통위는 방송 규제 기관으로서 엄정하게 구실을 해야 한다. 엠비엔미디어렙이 방송 제작과 편성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여, 개입이 확인되면 처벌해야 마땅하다. 이번 기회에 다른 종편 미디어렙의 광고영업 실태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 근본적인 처방은 방송과 광고영업이 명확하게 분리되도록 미디어렙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우려돼왔던 ‘1사 1렙 체제’의 폐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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