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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사설] 공감하기 어려운 ‘자화자찬’ 경제인식

등록 2015-03-19 18:19수정 2015-03-19 22:40

청와대가 18일 ‘박근혜 정부의 정책성과’란 자료를 내놓았다. 하루 전 청와대 3자 회동 자리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현 정부의 경제운용을 두고 ‘정책 실패’ ‘총체적 위기’ ‘공약 파기’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판한 데 대해 반박하는 내용이다. 청와대가 야당 대표의 현실인식이 그릇됐다고 판단하면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그런데 ‘정책성과’ 자료를 보니 되레 청와대가 걱정스럽다. 몇몇 지표에 담긴 그늘을 경시하거나 좋은 수치 위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아서다. 국정 지휘부인 청와대가 이러면 내각이 경제현실을 호도하고 제대로 된 정책을 펴지 못할 수 있다.

청와대는 “지속적인 경제활성화 노력으로 우리 경제는 개선되고 있다”며 “근거없는 위기론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에 역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제가 개선되는 근거로 성장률과 취업자 수, 부동산과 주식시장 수치 등을 내밀었다. 터무니없는 얘기는 아니다. 문제는 이런 진단이 대다수 국민들 생각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거나 실직할 위험에 처하는 등 이런저런 불안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는 더 그렇다. 또한 임금은 사실상 정체 상태다. 지난해 5인 이상 사업체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성장률(3.3%)보다 낮은 1.1%에 지나지 않았다. 경제가 좋아진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게다가 위기론이 나오는 데 한몫한 것은 최경환 경제부총리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취임 이후 ‘저성장 고착화’ ‘디플레이션 우려’ ‘잃어버린 20년’ 따위의 얘기를 하며 은연중에 위기론을 퍼뜨렸다. 그런 마당에 야당 대표의 위기론에 시비를 거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

청와대는 이어 “박근혜 정부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경제민주화 입법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외환위기 당시 김대중 정부의 경제민주화(재벌개혁) 조처 등은 별개로 하더라도, 쉽사리 공감하기 어려운 얘기다. 두뇌집단인 경제개혁연구소는 얼마 전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가운데 37%만 법률이나 규정 개정이 이뤄졌고, 세부적으로 공약 이행 실태를 살펴보면 28.5%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이런 평가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청와대는 서민 주거안정 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해 국민 주거안정에 기여하고 있다는 주장 등도 폈다. 심각한 전월세난을 생각할 때 뜬금없는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청와대가 애써 긍정적인 성과에만 눈길을 돌리던 역대 정부의 잘못을 되풀이하는 듯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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